사 설
사 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1.2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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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작은영화제 2006 가을, '여성'
자본의 속성과 흐름을 거스르면서 존재의 영역을 넓혀나가는 일이란 쉬운 일이 아니다. 독립영화도 예외일 수는 없다. 지난 17일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던 독립영화 관련 공중파방송 프로그램 'KBS 독립영화관'이 폐지되었다. 최근에는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서울 시네마테크가 극심한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다.

독립영화가 처한 어려움은 지방 중소도시로 가면 훨씬 더 극심해진다. 독립영화상영관조차도 없이 소수의 애호가들이나 관객들에게 보여질 뿐이다. 절대절망 속 절대희망이라 했던가. 독립영화의 싹들이 그나마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 아직은 그 가능성을 얘기할 수 있다. 올 가을에도 충주작은영화제는 어김없이 열린다. 지난 4월 '다섯째 이야기 인권'에 이어 두 번째다.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3일 동안 매일 6시부터 충주시 호암동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충주작은영화제 '여섯째 이야기 여성'에서는 애니메이션 1편, 드라마 4편, 다큐멘터리 7편 등 총 12편이 상영된다. 한국, 영국, 미국의 감독들이 만든 영화들로, 여성주의(feminism)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그리고 정치색이 짙은 작품들이다. 영화제추진위원회 쪽에서 영화제의 주제를 내거는 대신 '이야기'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것도 이채롭다. '여섯째 이야기 여성'의 작품들을 통해 '억압되고 짓눌려 사는' 여성들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관객들이 생생하게 보고 듣고 느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여성운동단체 하나 없는 충주에서 열리는 이번 영화제의 '여성 이야기'는 뜻 깊다. 영화제추진위원회에서도 밝혔듯 이번 영화제가 "문화생산의 주체이자 대상으로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여성주의' 시각을 확산하고 지역여성들의 연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독립영화 등을 통해 영상매체운동을 활성화하고, 남성들의 여성들에 대한 '비뚤어지고 굳어진' 시각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지역사회에 영화 문화를 넓히고, 영화 문화의 다양성을 전파하는 영화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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