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국가기관 유치부터 시작하자
새해 국가기관 유치부터 시작하자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6.01.06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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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엄경철 취재1팀장(부국장)

재주와 꾀가 많은 원숭이해에 할 일이 많다.

4·13총선에서 지역일꾼을 제대로 뽑아야 한다. 기관 간 불통모드를 해소해야 한다. 해 묵은 과제들도 풀어야 한다. 국내외적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경기 불황도 잘 극복해야 한다.

특히 해 묵은 과제는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 과제 중 10년이 되도록 해결되지 못한 것도 있기 때문이다.

해 묵은 과제 중 국가기관 유치가 있다. 국립암센터 분원과 국립노화연구원이 대표적이다.

국립암센터 분원은 2009년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선정 때부터 유치가 시작됐다. 국립노화연구원은 2007년 오송 건립이 확정됐다가 없었던 일이 됐다. 두 보건의료기관은 충북 바이오산업 육성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국가시설이다.

국립암센터 분원은 오송첨복단지 임상시험센터 역할을 위해 유치가 시작됐다. 처음 출발은 그랬지만 세종시 출범 후 중부권 시대에 걸맞는 대형병원 유치 당위성과도 맞물렸다. 보건의료 소외지역으로 남아있는 충북에 국립암센터 분원이 들어선다면 그만큼 지역의 보건의료 수준이 높아지게 된다.

국립암센터 분원 유치 지역인 청주는 국토중심에 있다. 오송KTX분기역이 개통됐고, 청주국제공항이 중부권 관문공항으로 부상했다. 각종 고속도로가 동서남북으로 관통하면서 청주는 사통팔달의 교통요지가 됐다. 의료진들의 정주여건도 그만큼 좋아졌음을 의미한다. 국립암센터 분원을 유치할 여건을 갖춘 것이다.

국립노화연구원은 진작에 오송에 건립됐어야 할 국가시설이다. 정치논리에 휘말려 지역에 유치될 시설을 빼앗긴 꼴이 됐다. 전국의 지자체가 미래산업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항노화산업 육성에 뛰어들었다. 항노화산업에 필요한 것이 바로 국립노화연구원이다. 지자체들은 앞다퉈 국립노화연구원을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정치권까지 가세했다. 정치변방인 충북은 제대로 대응조차 못 했다. 국립암센터 분원 유치도 비슷한 상황에 놓이면서 백지화됐다.

그런 국가시설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0대 총선에서 다시 거론되고 있다. 일부 다른 지역구에 출마한 총선 예비주자들이 공약으로 내걸었다. 경북 포항에서 총선 출마 예비후보들이 앞다퉈 국립암센터 포항분원 유치를 공약했다.

국립암센터 분원은 충북이 먼저 유치에 나섰다가 대구가 뛰어들면서 경쟁이 시작됐다. 이제는 4·13 총선을 기점으로 경북 포항이 나서게 됐다. 이들 지역은 청주보다 입지조건이 열악하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다른 힘이 있다. 바로 정치적 배경이다. 국립암센터 오송 분원 유치는 충청권이 공조까지 했다. 100만명 서명부를 정부에 전달하며 지역유치에 매달렸지만 실패했다. 정치논리가 개입된 탓이다. 국립노화연구원도 정치력이 뒤받쳐주지 못한 탓이라 할 수 있다.

국립암센터 분원에 대한 가치를 알고 포항까지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으니 지역유치는 더 어려워진 셈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의 국가시설 유치 의지는 꺾인 듯하다. 나름대로 한다고 했지만 수년째 성과가 없으니 그럴만도 하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새해 벽두부터 새로운 각오로 다시 시작해야 할 일이다. 지역일꾼이 되겠다며 지지를 호소하는 총선 후보들도 공약으로 내걸어야 한다. 수천억, 수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낼 미래 먹거리 창출 기반 구축이다.

재주 많고 꾀 많은 원숭이해 초부터 국가시설 유치를 위한 시동을 다시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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