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쓴 미 여교수,직무정지 처분 받아 논란
히잡 쓴 미 여교수,직무정지 처분 받아 논란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5.12.1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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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테러와 샌버나디노 테러 이후 미국 사회 내에서 무슬림에 대한 반감과 증오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차별받는 무슬림과의 연대감을 위해 히잡(여성 이슬람 신자들이 머리에 쓰는 스카프) 착용을 선언한 미 여교수가 정직처분을 받아 뜨거운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공화당 대선 경선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전면금지' 발언이 최근 파장을 일으킨 데 이어,이번 교수 정직처분 역시 미국 사회 내의 무슬림에 대한 차별을 반영하는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논란의 주인공은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의 위튼에 있는 복음주의 기독교 계열의 사립대 위튼 칼리지의 정치학과 교수 래리시아 호킨스. 그는 지난 10일 페이스북 올린 글에서 " 종교적 차별을 당하고 있는 무슬림들과의 연대을 위해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학교 수업,비행기 탑승, 기타 사회 활동 때 히잡을 쓰겠다"고 선언했다. 또 "내가 무슬림들과 종교적 연대를 하는 이유는 기독교 신자인 나와 마찬가지로 무슬림도 성서를 믿는 신도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그는 " 교황 프란치스코가 지난 주 선언했듯이 우리(기독교 신자와 무슬림)는 같은 신을 믿는다"고 말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시카고 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 글이 페이스북에 오르자마자 대학 안팎에서는 호킨스 교수의 종교관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결국 학교 측은 이날 호킨스 교수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호킨스 교수는 내년 봄 학기까지 학교로 돌아오기 힘들 것으로 시카고 타임스는 전했다.

호킨슨 교수는 지난 주말 페이스북에 새로 올린 글에서 기독교 신자들로부터 많은 압력을 받았음을 털어놓으며, " 히잡을 쓴 것이 나의 (종교적)헌신에 대한 의문을 확실히 불러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성명에서 "호킨스 교수가 히잡을 쓰는 것에 대해선 학교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면서,다만 기독교 신자와 무슬림이 같은 신을 믿는다는 호킨스 교수의 주장이 복음주의 기독교 학풍과 맞지 않고 혼란을 불러 일으킬 우려가 있어 정직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위튼대는 저명한 목사인 빌리 그레이엄을 배출하는 등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 교단에서는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학교이다.

호킨스 교수의 입장을 지지하는 켈리 웬델버거라는 학생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 교황 뿐만 아니라 그레이엄 목사도 무슬림을 포함해 다른 종교에 대해서도 (호킨스 교수와)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며 "학교가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CBS 시카고 보도에 따르면, 위튼대 학생 및 졸업생들 중 일부는 학교측의 부당한 처벌을 비판하고 호킨스 교수를 지지하기 위해 히잡을 쓰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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