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배려하는 연말연시돼야
주변 배려하는 연말연시돼야
  • 박병찬 <칼럼니스트>
  • 승인 2015.12.01 20: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병찬의 세상읽기
▲ 박병찬

또 1년이 지나가고 있다. 세월이 유수와 같다. 아니 화살과 같다는 말이 실감난다. 나이 먹어갈수록 더욱 그렇다.

이제 2015년 마지막 달이 됐다. 모임도 많고 정리해야할 것도 많다. 1년을 마무리하고 새해를 설계해야하는 시기다.

지난 주말 옛 전우 연말모임에 참석했다. 현역으로 마지막 근무지에서 함께한 동료들의 모임이다. 논산 연산면 함박봉 자락 황산벌 한 모퉁이에 마련된 전원주택에 모였다. 동료 중 한명이 얼마 전 그곳에 텃밭을 구입하고 아담한 주택을 지었다. 하여 집들이 겸 연말모임을 그곳에서 했다.

당일 우리 부부가 제일 늦었다. 도착해보니 다른 동료들은 야외식사 준비로 분주했다. 여성들은 실내에서 음식을 남성들은 야외에서 바비큐와 장작불을 준비하고 있었다. 분주하게 움직이면서도 표정들이 밝았다. 그 기운이 전염돼 참석자 모두의 얼굴에 행복감이 넘쳐흘렀다.

잠시 동료들의 특성과 함께했던 과거를 생각해 봤다. 출신구분 출신지역 나이 최종직급이 다 다르다. 개개인의 성격도 많이 달랐다. 현역 때는 그 누구도 말리지 못했던 동료도 있다. 그럼에도 잘 어울린다. 신기했다. 하여 모일 때마다 그것이 의문이라고 얘기하며 한바탕 웃곤 한다.

모두가 개성은 강하지만 리더십을 연구하고 강의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생각들이 건전하다. 말도 잘한다. 한마디 한마디가 유머스럽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방법도 안다. 말 잘하는 사람보다 잘 들어주는 사람이 더 매력적이라는 것도 잘 안다. 그래서 그런지 좀처럼 돌발적인 언행을 하는 자가 없다. 어쨌든 아직까지는 조화롭게 잘 어울리고 모임 분위기도 좋다.

술잔을 돌리다가 참석자들이게 ‘비결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져봤다. 가장 개성이 강한 동료가 망설임 없이 답했다.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서’라고. 모두 다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모임관련 그 어떤 사안에 대해서도 특별히 이의를 제기한 동료가 없었던 듯싶다.

모두 눈치가 백단이다. 모임 분위기를 망치는 말을 좀처럼 꺼내지 않으니 말이다. 어쩌다 무의식적으로 그런 말이 나올 때도 못들은 척하거나 눈치 빠른 동료가 적당히 ‘개그냐’며 대화 분위기를 전환시킨다. 그러면 모두다 그냥 웃어넘긴다. 친목모임에서 대화소재는 유머나 덕담으로 끝날 수 있는 것이 좋다는 결론이다.

정치나 자녀문제 같은 예민한 것은 가급적 꺼내지 않는다. 특히 자녀문제는 본인이 얘기하기 전에 묻지 않는다. 불문율이다. 대부분 즐기자 건강하자 행복하자는 내용을 가지고 대화를 나눈다. 힘들었던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보다 희망적인 미래 지향적인 대화를 나누며 순간순간을 즐긴다. 그러다보니 마무리가 좋다. 뒤끝 없이 모임이 잘 끝난다.

이제 연말연시다. 다양한 모임과 술자리에 참석해야 하는 시기다. 경우에 따라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나야 하고 가고 싶지 않은 모임에도 가야 할 것이다. 즐거워야할 자리(만남)가 속상하고 스트레스 받는 자리(만남)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사람 그런 자리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럴 수 없는 경우라면 즐겨야 한다. 그래야 마음 상하지 않는다.

이런저런 모임에서 갈등요인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 상황과 여건에 따라 유연하게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바람직한 방법은 말을 적게 하고 많이 들어주는 것이다. 주변의 못마땅한 언행에 대해서도 ‘그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주변을 배려하는 자세 말이다.

/시민기자·칼럼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