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스러운 충북도의회 정례회
걱정스러운 충북도의회 정례회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5.11.18 19: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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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엄경철 취재1팀장(부국장)

충북도의회 정례회가 한창 진행 중이다. 올 한 해 도정운영을 점검하는 행정사무감사와 내년도 살림살이에 들어갈 예산을 심사하고 있다.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이런저런 현안과 논란이 됐던 사안들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충북발전연구원의 옛 중앙초 부지활용 여론조사가 집중 거론됐다. 해당 상임위 의원들이 여론조사결과에 대한 여러 의문점을 제기했다.

이 문제를 행정사무감사 핵심사안으로 만든 것은 충북발전연구원이었다.

그런데 도의회가 여론조사결과의 신뢰성 문제 등을 따지는 것이 발전적인 발상에서 시작된 것인가는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도의회는 그동안 옛 중앙초 매입 전후로 독립청사 확보에 집착했다. 공교롭게도 연구원의 옛 중앙초 활용방안 용역이 도의회 독립청사 확보와 관련돼 있었다.

그리고 행정사무감사에서 연구원이 집중타를 맞았다. 순수한 연구원 발전을 위한 도의회의 역할 수행이라 하기에는 일련의 과정에 대한 뒷맛이 개운치 않다. 용역을 의뢰한 집행부의 입맛대로 결과를 만들려고 했던 불순한 의도가 있었다는 것을 전제로 한 감사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도의회가 감성적이고 정략적으로 접근하지는 않는지 되짚을 일이다. 1년간의 도정운영을 점검하는 올해 행정사무감사에서 옛 중앙초 활용 문제가 가장 핵심사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감사가 끝나봐야겠지만 지금까지는 그렇다. 그만큼 집행부가 일을 잘한 것인지 부실감사 탓인지 따져볼 일이다.

더 걱정되는 것은 내년도 예산심사다. 벌써 이런저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야당 소속 이시종 지사를 견제하기 위한 예산심사가 예고됐다. 내년 4·13총선, 도의원 재량사업비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 지사의 재량사업비는 물론 내년도 중요사업 예산 삭감이 우려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내년 9월 청주에서 열리는 제1회 2016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 예산 삭감이 도의회 안팎에서 노골적으로 나오고 있다.

무술대회가 무술 도시를 추구하는 충주가 아닌 청주에서 열리면서 일부 도의원들이 부정적 시각을 표출하고 있는 모양이다. 개최지를 놓고 이미 오랜 시간 진통을 겪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청주로 개최지를 결정했다. 조직위까지 꾸렸고, 국비도 확보했다. 그동안 국비를 확보한다고 집행부가 예산전쟁을 치러야 했다.

그런데 도의회에서 예산에 손을 댄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쪽에서는 예산 확보에 에너지를 쏟았는데 한쪽에서는 깎겠다며 벼르고 있다.

국제행사에 문제가 있었다면 처음부터 도의회가 나서서 못하게 했어야 한다. 행사 준비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 예산에 손을 댄다니 이해가 안 간다.

정략이거나 감성적 접근이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렵다. 행사를 치르지 못한다면 충북도의 공신력 실추는 물론 국제적 망신을 초래하게 된다.

이런 와중에 의회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야당 의원들은 도대체 존재감이 있는지 모르겠다.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자리싸움 하는 모습이 어디 여당만 탓할 일인가. 야당도 똑같은 부류가 됐고, 결정적인 순간에 제 목소리도 내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이번 정례회를 보는 도민들이 어떻게 평가할지를 도의회가 다시 한번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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雲海 2015-11-20 00:03:20
도의회를 보면서 “답답하다”거나 “무대포”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든 야든 하는 짓이 감정적이고, 사고 수준은 초딩수준이라서 인가봐요. 도민을 보고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당을 바라보고 정치를 하니 그렇겠지요. 지난 1년6개월 동안 제대로 지적하고 비판하는 언론을 보지 못한 것 같아요. 도민 무서운줄 아는 도의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엄국장님의 寸鐵殺人 기사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