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풍새재 마케팅
연풍새재 마케팅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5.11.11 19: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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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엄경철 취재1팀장(부국장)

2013년 11월 조령산 새재 충북구간이 새롭게 주목받았다. 새재 충북구간 옛길이 복원된 것이다. 그리고 연풍새재라는 이름도 얻었다.

콘크리트로 덮인 옛길을 복원하고 새 이름도 생긴 이후 찾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찾는 사람들이 많으니 자연히 여러 가지 할 일들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 중 하나가 연풍새재~문경새재 간 농어촌버스 개설이었다. 괴산 연풍에서 새재를 넘으면 경북 문경이다. 거리가 제법 멀다. 하지만 출발지로 되돌아올 대중교통수단이 없었다. 그래서 셔틀버스 운행 구상이 나온 것이다. 연풍과 문경을 오가는 셔틀버스는 새재를 찾는 이들에게 필요한 대중교통수단이다. 여행객들이 선택적으로 조령산, 새재의 자연인문 콘텐츠를 즐기고 체험하도록 여건을 갖출 필요에 따른 것이다.

연풍에서 새재를 넘거나 문경에서 새재를 넘거나 어떤 경우든 되돌아가야 한다. 새재를 찾는 다수 사람이 되돌아갈 때는 지치고 힘든 상황을 맞는다. 결국 걷기보다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충북도가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셔틀버스 개설을 경북도와 문경시에 연풍새재 옛길 복원 직후 타진했다. 그런데 경북은 그 필요성에 동의하지 않았다.

결국 국토교통부까지 이 구간 농어촌버스 신설문제를 가지고 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얼마 전 연풍새재와 문경새재 간 농어촌버스 개설 승인이 났다.

농어촌버스를 이용하면 양쪽을 20분 만에 오갈 수 있다고 한다. 작지만 연풍새재에 더 많은 사람이 찾도록 하는 인프라가 구축된 것이다.

농어촌버스 노선 개설은 충북이나 경북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었다. 그런데 왜 경북과 문경은 협조를 하지 않은 것일까. 어쩌면 그들이 새재의 자연인문화적 콘텐츠를 오래전에 선점한 것과 관련이 있지 않나 싶다. 문경시 조령산은 경북도립공원이다. 새재를 비롯해 조령산 일대를 공원으로 지정한 경북도가 오랫동안 관광자원개발을 위해 집중 투자했다.

자연자원을 보존하고 영남대로의 길목인 새재 옛길을 과거길로 복원했다. 그리고 옛 이야기를 부활시켰다. 각종 드라마세트도 유치해 새로운 관광자원을 만들었다. 그런 투자와 노력은 ‘새재’를 ‘문경새재’로 인식시키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수백만명이 찾는 전 국민이 아는 유명한 관광지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니 굳이 연풍과 문경을 잇는 셔틀버스에 관심 둘 일이 있었겠는가 싶다.

셔틀버스 운행은 경북도와 문경시가 애초부터 원치 않았을 수도 있다. 조령산도립공원 주변에 온천을 개발하는 등 머무는 관광지를 추구하고 있는 경북과 문경이다. 연풍새재를 넘어선 사람들이 좀 더 머물게 해야 할 판에 되돌아가는 편한 대중교통수단이 달갑지만은 않았을 수도 있다.

충북이 연풍새재를 부활시켜 마케팅을 시작한 것 역시 그들은 상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는지도 모른다. 연풍새재에 대한 경계심리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어떻게 연풍새재 마케팅을 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경새재를 뛰어넘는 날이 올 때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다시 찾고 싶은 연풍새재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연풍새재 마케팅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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雲海 2015-11-12 07:33:49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를 지적해 주었다. 늘 그랬듯 이벤트성으로 시설이나 제도를 마련 해 놓고 그후에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연풍새재를 충북도의 대표적 관광 상품으로 만든다는 각오로 그에 맞는 컨텐츠 개발 등 마케팅 전략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역시 엄국장님다운 지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