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허전하다면 여행을
뭔가 허전하다면 여행을
  • 박병찬 <칼럼니스트>
  • 승인 2015.10.2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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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 박병찬

지인 아들 결혼식 참석차 일본에 다녀왔다.

불안함과 호기심에 긴장된 마음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특히 좁지만 깔끔하게 정리 정돈된 도시, 잘 관리된 역사의 현장, 간소하지만 넉넉한 결혼식이 인상 깊었다.

처음 결혼식 참석 초대를 받고 걱정을 많이 했었다. 일본어를 잘 못하는 것이 문제였고, 경비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참석하기로 했다. 이왕 가는 거 가족 모두 가기로 했다. 이참에 가족여행을 겸해서 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 그랬다.

다행히 결혼식이 한글날과 연결되는 일요일이라 월요일만 휴가를 내면 모두 3박4일 여행이 가능했다. 얘들이 대학입학 이후 매년 외국여행을 다녀봐서 그런지 ‘가이드 없이 일본여행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보인 것도 큰 이유가 됐다. 일단 딸이 여행준비를 했다. 비행기 및 숙소 예약, 볼거리 먹거리 쇼핑거리 선정 등 일체를 책임지고 준비했다. 카톡과 전화로 개개인의 의견을 몇 번에 걸쳐 교환하며 여행계획을 확정했다.

출국일이 됐다. 각자 인천공항에서 만났다. 다소 설렌 마음으로 나리타행 여객기에 몸을 실었다. 모두 이번 여행지는 처음인 만큼 공항에 내리자 얼떨떨했다.

예약된 숙소가 현지인 숙박(민박)이라 잘 찾아갈 수 있을까 관심거리였다. 다행히 나리타 익스프레스(나리타공항~신주쿠 왕복)와 전철을 이용, 신주쿠 인근 숙소에 무사히 도착해 주변 먹거리 탐방 및 요기 후 1박했다.

일본에서의 첫 식사였다. 깔끔한 이자카야(선술집)로 손님이 많아 한참을 기다리다 먹었으나 모두 만족해했다.

여행 2일차에는 아사쿠사를 시작으로 오다이바 관광에 이어 신주쿠에서 볼거리 탐방과 쇼핑후 숙소로 복귀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사쿠사 센소지 주변 나카미세 거리였다.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여기저기 들리는 말투로 봐 많은 나라에서 온 듯했다. 너무 많아 사진을 찍을 수 없을 정도였다. 인사동거리와 남대문시장을 인상케 했다.

그리고 먹을거리 체험을 위해 식당 앞에 줄지어 서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몇 시간씩 기다리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 또한 수백 년간 몇 대에 걸쳐 가업(家業)으로 이어왔다는 덴뿌라전문식당에서 한참을 기다리다 점심을 먹었다. 덕분에 일정이 촉박했다. 오다이바로 가는 수상버스를 타기 위해 뛰느라 땀 좀 흘렸다.

인공섬 오다이바에서는 좀 늦게 도착한 관계로 쇼핑센터 아쿠아시티, 오다이바의 상징 건담과 자유의 여신상, 밤 야경의 절정인 레인보우 브릿지(다리) 등 해변공원에 근접한 몇 군데만 보고 무인전철을 타고 신주쿠로 이동했다. 이곳은 강남을 연상케 하는 교통과 쇼핑의 중심지였다. UNIQLO에서 쇼핑하고 주변 꼬치거리에서 요기 후 숙소로 돌아왔다. 좀 팍팍한 일정으로 고된 하루였다.

여행 3일 차에는 메이지신궁과 오모테산도거리 관광 후 지인아들 결혼식에 참석했다.

메이지신궁은 일본 근대화를 주도한 메이지 천황부부를 모시는 곳이다. 참배객들이 줄을 이었다. 우리는 한일합방을 주도한 그들에게 참배까지 할 수 없다는 생각에 구경만 했다.

나오는 길에 압구정동과 청담동을 연상케 하는 오모테산도힐즈 쇼핑물과 그 주변 명품로드샵거리를 탐방했다. 이곳은 도쿄의 상젤리제, 일본판 가로수길로 유명했다. 이곳 역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자연과 잘 조화를 이룬 핫플레이스(도시)였다.

뭔가 허전해지는 가을, 이번 여행은 모두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믿는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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