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장보존센터, 청주문화에 탄력 기대
국립수장보존센터, 청주문화에 탄력 기대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5.08.30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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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연지민 취재3팀장 <부장>

지난 27일 이승훈 청주시장이 옛 청주연초제조창에 국립청주미술품수장보존센터 유치를 발표했다.

2012년 2월 청주시가 국립현대미술관에 무상으로 연초제조창 일부 건물을 제공하고, 국립현대미술관이 리모델링해 2014년 분원으로 사용한다고 협약을 맺은 지 3년 6개월 만이다.

협약대로라면 개관하고도 한참 지났을 시기지만 국고 지원이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협약조차 이행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더구나 협약 당사자들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유치 물거품론이 강하게 대두했다. 여기에 400억원대에서 630억원대로 높아진 리모델링 예산은 결국 기재부의 사업 타당성 조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미술관 분원 유치에 빨간불이 들어오기도 했다. 

그렇게 몇 차례 타당성 조사 발표가 연기된 후 8월 국립청주미술품수장보존센터로 확정 지으며 청주 유치에 성공했다. 가슴 졸이며 이뤄낸 성과이기도 하지만 청주문화에 큰 자산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낸다. 특히 이번 국립수장보존센터 유치는 청주연초제조창이라는 거대한 공룡 공간이 그려낼 새로운 청주지도에 문화로 방점을 찍었다는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국립수장보존센터 유치가 물거품이 되었다면 연초제조창의 활용 계획도 상당 부분 수정을 가하지 않으면 안 될 조건이었다.

근대산업 건축물로 버려져 있던 옛 연초제조창 부지는 규모나 예산에서 청주시가 단독으로 운영하기는 버거웠던 게 사실이다. 2013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연초제조창 일부 공간을 활용하면서 건축물이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예술 작품마저 압도하는 외관은 함부로 손대기 어려울 정도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야만 사용이 가능했다. 문화산업이 아무리 대세라 해도 100만도 안 되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과감하게 투자하는 데는 한계가 분명했다. 

그런가 하면 청주시 대표축제로 자부하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도 미술잔치로서의 자체 탄력을 잃을 가능성도 컸다. 이번 유치로 공예라는 장르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던 비엔날레는 올해 주제처럼 타 장르의 ‘확산과 공존’을 시도할 수 있는 계기를 획득한 셈이다.

비록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선도사업’이라는 부제가 붙었지만 청주연초제조창 일대가 청주 문화산업의 메카로 급부상하는 데는 시간문제다. 청주연초제조창 일대를 구획할 때 하나의 축이 국립청주미술품수장보존센터가 될 것이고 하나의 축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와 공예상설전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근 동부창고는 공연장과 공연연습실, 생활동아리센터 등 다양한 문화존이 기반을 다지며 제 모습을 갖춰가고 있어 문화도시 청주의 비상을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문화와 문화의 시너지는 집약할수록 커진다는 사실이다. 오랫동안 무용지물이던 연초제조창 일대가 이번처럼 활용 안에 있어 윤곽을 드러낸 적도 별로 없다. 그동안 가시권 밖에 희미하게 보이던 청주문화의 밑그림도 이젠 선명하게 그려야 할 시기다. 

아무리 훌륭한 공간도 예산이 투입되지 않고는 활용가치도 떨어진다는 것을 우리는 연초제조창을 통해 경험했다. 이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우선 국립수장보존센터 개관예정인 2019년에 맞춰 주변 토대를 구축하고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와 연계한 세계 미술축제의 장이 펼쳐질 수 있게 새로운 문화지형을 만들어야 한다. 진정한 문화도시 청주로 성장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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