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등으로 조성된 일촉즉발의 군사충돌 위기가 일단락된 듯하다.
남북한 고위급협상 타결이 계기가 됐다. 국민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환영하는 분위기이고, 외신들도 그 결과를 긴급 타전했다.
한반도는 8월 4일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로 부사관 2명이 부상당하면서 군사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었다. 정부와 국민이 완전 뿔났다. ‘이번만큼은 결코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반응과 함께 ‘북의 생떼와 억지도발 악순환을 끊어야 된다’는 국민적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군은 북 도발에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와 155㎜ K-9 포탄 수십 발로 대응했다. 주민은 즉각 대피했고 비상대피시설을 점검하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고 군부대를 방문, 대비태세를 점검했다. 추가도발 시 강력 응징할 것을 주문하며 ‘선 조치 후 보고’원칙을 분명히 했다. 전역연기 장병과 ‘불러만 달라’며 전의(戰意)를 불태우는 예비군이 늘어났다.
이런 분위기는 남북최고위급 협상을 유도해 냈고, 북한의 지뢰 도발에 대한 유감과 재발 방지 등 6개항의 합의문을 도출하게 했다. 일각에서 아쉬운 점을 지적하고 있으나 그런대로 성공을 거둔 협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관된 원칙을 가지고 협상에 임한 성과라 하겠다.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정치권 및 국민의 절대적 지지가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좋아만 할 일은 아니다. 협상결과 추진과정에서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북한의 진정성을 아직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이번 협상에서 보여준 북의 반응이 일시적인 전략전술의 변화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화전양면전술 말이다.
더 이상 북한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 그동안 한두 번 당한 것이 아니다.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았다.
북한으로 하여금 대남도발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했다. 언제든지 대남도발을 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이번에도 전면전까지 운운하며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판문점에서 협상을 진행하는 화전양면전술로 우리를 혼란스럽게 했다.
회담이 진행되는 기간에 전방사단 포병전력 및 대남침투전력 활동을 강화했다. 진정성이 의심되는 부분이다.
명심해야한다. 한손에는 대화 카드를 한손에는 총칼을 휘두르는 북한의 화전양면전술은 우리사회의 혼란과 국론을 분열시켜 대남도발 또는 협상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술수임을, 북한의 최종 목표는 아직도 여전히 한반도의 무력적화통일임을 말이다.
북한정권의 성향과 과거도발사례의 교훈, 작금의 군사상황으로 봐 향후 또 어떤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 아직 한반도 위기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북한의 움직임을 입체적으로 계속 예의주시하면서 대응전략을 신축성 있게 바꿔나가야 한다.
북한의 도발은 결코 무시하거나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소한 도발일지라도 말이다. 안보에는 설마가 없다. 위기상황은 예고 없이 온다. 평화로울 때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의 도발이 발생하더라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준비 말이다. 상시즉응태세를 확립해야 한다는 얘기다.
차제에 국민 모두는 안보의식을 더욱 확고히 한 가운데 각자의 위치에서 위기관리준비실태를 재점검하고 보완해야 한다. 우방국과의 공조체제도 더욱 튼튼히 해야 한다. 민관군통합방위태세를 완비해야 한다. 대북절대우위의 전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그래야 북한의 크고 작은 도발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