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진 폭발사고 … 지역은 안전한가
텐진 폭발사고 … 지역은 안전한가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5.08.19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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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엄경철 취재1팀장<부국장>

지난 12일 발생한 중국 동북부 텐진(천진)항 폭발사고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 유독물질 확산 불안감과 공포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유독물질 추가 폭발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재앙수준의 폭발사고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대륙을 흔들어 놓을 만한 사건이다.

우리나라까지 불안감이 일고 있다. 화학물질 폭발사고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의미다.

지난 2012년 8월 경북 구미공단 불산 누출사고로 전국이 떠들썩했다.

당시 5명의 아까운 목숨이 희생됐다. 불산이 누출되자 소방대가 중화제인 소석회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물만 뿌려댔다. 그로 인해 불산이 연무(燃霧)처럼 확산됐다. 누출된 8톤의 불산 때문에 많은 인명과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이듬해인 2013년 1월 14일 청주에서 불산이 누출됐다. 청주산업단지 휴대전화 액정 가공공장에서 8% 농도의 불산용액 2500ℓ가 누출된 것이다. 다행이 인명 피해없이 마무리됐으나 유독화학물질 누출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충북에서는 이후 여러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있었다. 큰 피해는 없었지만 잦은 화학물질 누출사고는 대형화학사고 가능성을 예고하기에 충분하다.

충북은 수도권과 접한 곳으로 교통여건, 저렴한 땅값 등 입지조건이 다른 지역에 비해 우수한 편이다. 이런 입지조건을 내세워 충북도는 기업하기 좋은 지역을 홍보하며 투자유치에 매진하고 있다.

그런 노력 덕분에 청주, 음성, 진천, 충주 등 지역에 많은 기업들이 들어서고 있다.

특히 첨단산업인 IT업체가 많다. 문제는 이들 업체가 많은 화학물질을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업체들이 산업단지에 입주해 가동 중이다. 산단내에 있더라도 개별사업장이 취급하는 화학물질 관리는 업체 몫이다. 산단 내의 업체가 취급한 화학물질은 엄청나다.

개별입지로 가동되는 업체도 적잖은 화학물질을 취급하고 있다. 개별입지 업체 중 영세사업장이 많다. 그만큼 화학물질 취급에 취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화학물질을 대량으로 취급하는 업체가 있는 산단이 도심과 가깝다. 그래서 한동안 도심과 인접한 산단이 문제가 됐다. 화학물질 폭발과 누출에 따른 대형사고 우려 때문이었다.

2012년과 2013년 구미와 청주 불산누출 사고를 계기로 청주시가 화학물질 대응시스템을 갖췄다. 민간 중심의 협의체를 구성하고 청주시 등 유관기관과 기업의 전문가그룹간 협력체제를 통해 사전 예방과 사후 대응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당시 화학물질 누출사고에 경각심에 따라 지역사회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1주일 전 터진 중국 텐진항 폭발사고로 국내 일부 항구도시 등을 중심으로 화학물질 폭발관련 사고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비록 충북에 텐진항에서 취급한 동일 또는 유사한 화학물질이 없다하더라도 많은 기업들이 인명과 재산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화학물질을 취급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고가 터지기 전 예방이 우선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사고 발생후 신속하고 효율적 대응이 중요하다. 사후 대처가 잘못되면 더 큰 화를 불러오게 된다.

화학사고와는 상황이 다를지 모르나 청주시는 최근 한여름 폭염속에 식수대란을 겪었다. 사후 대처가 미흡했기에 그 후유증이 더 컸다. 똑같은 실수는 용납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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