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예찬(禮讚)
오송 예찬(禮讚)
  • 박병찬 <칼럼니스트>
  • 승인 2015.07.1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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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칼럼니스트>

지난 금요일 주말부부로 살고 있는 아내가 왔다. 베란다 밖으로 내려다보이는 오송호수를 보면서 큰 걱정을 했다. 비가 제법 온 듯 한데도 호수물이 말라가고 있는 것을 보면서 그랬다. 

많은 지역민들이 호수 둘레 길을 돌면서 보고 느끼는 공통된 생각일 것이다. 그럼에도 오송은 우리 가족에게는 날이 갈수록 정이 드는 지역이다.

올해 1월 이런저런 일로 오송에 왔다가 주변 환경이 너무 좋아 이사해 정착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하여 가족들의 반대가 있었음에도 올 3월 이사를 강행했다. 혼자 좋아 고집을 부려 이사한 덕분에 짧은 기간에 아파트 마련부터 이사 후 정리정돈까지 다 맡아서 해야만 했다. 결국 몸살로 한 달 정도 고생했다.

지난해까지 청주 시내에 살면서 주말 등산을 수년 동안 즐겼었다. 그런데 올들어서는 그러지 못했다. 늘 함께하던 일행이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그랬다. 

그래도 ‘나이 들어가며 운동은 꾸준히 해야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지라도 걷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얻었다. 여건상 오송 호수공원 둘레 길이 적합한 지역이라고 판단했다. 아침저녁으로 하루 두 번만 돌아도 하루 운동량은 충족할 수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오송은 세종이나 청주, 청주공항 등 주변 주요지역을 연결하는 교통망이 잘 발달돼 있다. 특히 승용차 장거리 운전을 좋아하지 않는 우리 가족들에게 오송역 KTX는 매력 만점이다. 서울에 근무하는 딸이나 부산에 사는 숙부 동생들, 그리고 근무지를 청주에서 전주로 옮긴 아내가 있어서 더욱 그렇다.

이뿐만이 아니다. 식약처 등 보건의료분야 국책기관과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데다 대규모의 제 2오송생명과학단지가 조성되고 있는 등 발전 가능성이 많은 지역이다. 

그럼에도 아직은 아파트 등 주거시설이 저렴한 듯싶다. 큰 부담 없이 거주지를 마련할 수 있는 지역이다. 오송은 보통사람들이 생활하기에 좋은 지리적 환경적 조건을 갖춘 지역이다.

우리 가족은 80년대 후반부터 청주에 본거지를 두고 쭉 살았다. 물론 관내에서 이사도 많이 했다. 다섯 번 했다. 이곳 오송이 마지막이 될 듯싶다. 생활여건이 좋기 때문이다. 

이사 후 나름대로 숙소로 지인들을 자주 모실 수 있었다. 아파트 단지에 바비큐시설이 있어 가능했다. 거창하게 대접할 수는 없다. 삼겹살이나 목살 구이에 소주 한잔하는 정도다. 그럼에도 참석했던 대부분의 지인들은 그 순간을 좋은 추억으로 기억해 주는 듯하다. 참 고맙고 감사하고 보람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람은 습관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습관에 따라 일이나 삶의 성공여부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습관에는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이 있다. 

좋은 습관은 성공의 열쇠요 나침판이고 나쁜 습관은 실패의 주범이다. 나쁜 습관은 버려야 한다. 고쳐야 한다. 그러자면 그 어떤 계기가 필요하다. 환경이 맞는 곳으로 주거지를 옮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우리가족에게 오송은 그런 곳이 아닌가싶다.

오송으로 이사 후 많은 것이 변했다. 술자리나 외식자리가 줄었다. 반면 운동이나 지인들을 초청,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가족끼리 대화도 많아져 가정에 활력이 생겼다. 생활이 건전하게 많이 변했다. 오늘 아침도 ‘호수물이 가득 찬 풍요롭고 아름다운 오송공원이 되기를 기대해보며’ 고갈돼가는 호수 둘레 길을 걸었다. 이곳 오송에서의 새로운 삶이 모두의 건강과 행복의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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