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 <208>
궁보무사 <208>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1.0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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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온, 이 아저씨가 너를 즐겁게 해줄 터이니"
3. 가경 처녀의 분노

"대충 보건대 처녀는 진짜 숫처녀인지 의심스럽구만. 처녀라면 당연히 두 손으로 두 눈을 가리며 부끄러워해야할 남자 물건을 마치 진짜 생막대기처럼 대해 줬으니. 아무튼 이제부터 처녀가 시험볼 게 딱 하나 있어!"

"....."

"흐흐. 그것이 뭐냐 하면, 처녀 그곳 후미진 살 틈새를 우리에게 알아서 대주는 것이야."

"우하하하하."

"우하하하하."

그 사내의 말에 모두 동감이라는 듯 폭소를 크게 터뜨렸다.

"어머머! 으음음."

그 사내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대강 알아차린 가경처녀는 비로소 얼굴을 살짝 붉혔다.

그녀는 지금 눈앞에 보이는 사내들의 면면을 다시 한 번 더 세심하게 살피고 따져보았다.

모두들 후줄그레하니 어디 가서 매를 흠씬 두들겨 맞고 온 듯한 꼬락서니에다가 이제까지 행하는 몸짓이며 말투들이 천박스럽기 그지없다.

'이상하다 적어도 한벌성에서 온 관리들이라면 최소한 배운 것이 조금 있고 사람 대하는 예의 정도는 당연히 기본으로 갖추고 있을 터인데, 지금 이들은 시장거리 잡배들만도 못하지 않나 그리고 대충 생각해보더라도, 부용아씨를 호위해주려는 여자 무사가 이들에게 그걸 대주는 시험을 봐야할 까닭이 없지 않은가'

가경처녀는 그들을 똑바로 쳐다보며 이렇게 다시 물었다.

"아저씨들! 솔직히 말해보세요. 아저씨들은 한벌성으로 들어가는 저를 시험해 보기 위해 한벌성에서 오신 관리들이 아니지요"

"뭐 뭐라고 한벌성"

"네. 그래요."

"처녀는 지금 한벌성으로 가는 중인가"

"그렇다니까요."

"거기는 왜"

"일이 있어서요."

"오호! 어쨌거나 잘 됐구먼! 한벌성에 가기 전에 우리들 몸이나 즐겁게 풀어주고 가지."

강치가 능글맞은 웃음을 안면 가득 띠우며 가경처녀에게 말했다.

"어서 비키세요! 바빠요! 저는 빨리 한벌성 부용아씨를 만나 뵈러 가야만한다구요."

가경처녀가 다시 소리쳤다.

"부용아씨 아니, 그 발정 난 암캐 같은 걸 왜 만나러 가나"

강치 일행 중 어느 누가 두 팔을 크게 벌려가지고 그녀 앞을 딱 가로막으며 이렇게 말했다.

"어머머머! 부용아씨를 감히 어떻게."

가경처녀는 화를 벌컥 내며 방금 말한 사내를 무섭게 째려보았다.

"아, 자꾸 시간 끌거 없어! 자, 이리 온, 이 아저씨가 너를 즐겁게 해줄 터이니."

어느 누가 더 이상 참지 못하겠던지 가경 처녀의 어깨에 손을 슬쩍 갖다 대었다.

"이에잇!"

가경처녀는 자기 어깨에 손을 댄 자의 팔을 잡아 그대로 확 비틀어 버렸다.

"으아악! 아이고, 아이고!"

가경처녀에 의해 완전히 팔이 비틀어진 사내가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며 바동거렸다. 가경처녀는 그에게 무릎차기 한방을 먹인 후 그대로 주저앉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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