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괴담' 오해와 진실
'메르스 괴담' 오해와 진실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5.05.3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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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전파 우려가 공포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

허술한 방역체계로 국민 불신을 야기한 보건당국의 책임이 크지만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나 유언비어가 무분별하게 떠돌며 불을 지폈다. 이 때문에 상당수 국민들의 불안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포털사이트 등에는 괴담 수준의 메르스 유언비어가 급속도로 퍼졌다. '모 병원이나 지역에서 메르스 환자가 나왔으니 그 근처에는 가지 않는 게 좋다'는 내용이나 '해외에서 우리나라가 긴급 재난 1호 상황이라는 뉴스가 뜨고 있다'는 뜬소문도 사실인양 나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지나친 공포를 경계했다. 당국도 3차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지역사회로의 전파는 보고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렇다면 메르스의 오해와 진실은 무었일까.

보건복지부와 감염내과 전문의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질의응답 방식으로 정리했다.

-1명이 12명을 전파시켰다. 극히 이례적인데 변종 가능성은 없나.

"일부 전문가 가운데 바이러스의 변형 또는 변종 바이러스의 등장 이런 얘기를 하는 분들도 있으나 그것과 관련해 복지부에서는 분리된 바이러스를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에서 직접 배양하고 있는 한편, 민간기관 두 군데에도 지금 분리배양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유전자지도를 기 분리배양 된 해외의 많은 사례들의 유전자와 비교한다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재까지로는 진단과정에서 핵심적인 유전자 부분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복지부 권준욱 공공보건정책관)

-공기전파 가능성도 제기된다.

"메르스는 통상 환자와 2m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서 침 등이 튀겨 감염되는 비밀전파다. 하지만 환자의 여러 가지 분비물이 아주 근접한 거리가 아니더라도 기계적 전파 등을 통해서 특히 의료감염의 형태로도 전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권 국장)

"메르스 감염은 공간을 함께 점유했느냐를 따진다. 공간 점유의 가능성을 같은 병동이 아닌 같은 병실로 한정한 것이 초기 대응의 문제였다. 분명한 것은 공기 전파는 아니라는 것이다. 공기 전파는 지역사회로의 전파를 뜻하며 수백 명, 수천 명으로 감염이 번져야 설득력이 있다."(김영택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

-3차 감염 가능성은.

"정확하게 말한다면 sustained community infection(지역사회 전파), 즉 유지되고 있는 그러니까 지역사회 전파가 보고된 사례는 없다. 3차 감염은 발생할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지역사회 이전에 우리가 관리하고 있는 1차 초발환자에서 다음으로 넘어가는 2차에서 끊는 것이 목표다. 3차 감염이 없게끔 전사적으로 달려들어 최대한의 조치를 하겠다."(권 국장)

"지금까지 나온 우리나라 감염자들 모두가 2차 감염자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지난 15일자 '위기평가서'에 따르면 메르스 바이러스가 2차 감염에서 3차 감염, 그리고 지역사회로의 감염을 일으킨 적이 없다고 나와 있다."(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

"이론적으론 가능하다. 걱정되는 것은 2차 감염 격리자들이 계속 돌아다니면서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켜 격리 대상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아직까지 지역사회로 번질 우려를 할 단계는 아니지만 가능성은 있다. 3차 감염 환자가 발견되면 그때부터 범위가 커질 것 같다. 어떤 신종 감염병이든 환자를 빨리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경희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손준성 교수)

"메르스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아 감염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3차 감염 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중국으로 출국한 감염환자가 당국의 통제에 벗어나 무방비로 노출됐기 때문에 이전보다는 우려가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한림의대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치사율이 40%에 이른다는데.

"2012년 4월 최초 환자가 보고된 이후 2015년 5월 현재까지 24개국에서 1154명이 발생, 이중 471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13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사망자는 없다. 70대 환자는 기계 호흡 치료를 받고 있는데 고령인데다 지병이 있다. 메르스에 걸려 더 취약해진 측면이 있지만 메르스 때문에 상태가 악화됐다고 말 할 수 없다. 생명에 지장이 있는 상태는 아니다. 메르스 치료는 의료기술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접근성도 중요하다. 빨리 안정적으로 치료 받을 수 있는 환경이냐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훨씬 치사율이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확진 판정 7일 이후에는 생존 가능성이 확 높아진다. 외국 연구를 보면 일부 메르스 환자는 90일까지 집중 치료를 받은 사례도 있다"(김 과장)

"초기에 발견하면 치사율은 20%도 안 된다. 항바이러스제가 없다고 해서 치료약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며 "환자를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한 치료다. 감기도 면역력으로 회복하는 것처럼 메르스 역시 완치가 가능하다. 메르스가 에볼라나 사스보다 심각한 전염병이라고 볼 수는 없다. 에볼라랑 사스는 국내 발병이 없었기 때문에 국민들의 불안감이 더 큰 것 같다."(손 교수)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이나 지역을 방문하면 전염된다는 유언비어가 퍼지고 있다.

"내국인 메르스 환자는 환자분을 포함해서 환자를 진료한 의료진 등도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택격리나 병원격리 등을 통해서 관리되고 있고, 해당 병원에 있던 다른 환자분들도 안전하고 적절하게 진료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권 국장)

-추가 감염자 발생 가능성은

"현재까지의 추세나 여러 가지 추가적인 검사가 진행 중인 상황으로 볼 때 아마도 훨씬 더 많게, 또 앞으로도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추이를 지켜보면서 관리에, 또 추적조사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권 국장)

"첫 환자의 전파력이 15~17일 가장 강했는데 잠복기가 최대 14일인 것을 고려하면 오늘까지는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김 과장)

"지금이 잠복기 거쳐서 제일 많이 발병할 시기라 당분간 감염자가 더 나올 수도 있다. 감염자 접촉자 관리가 얼마나 잘 되는지가 관건이다.(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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