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개성공단 방문 불발 … 북한은 왜?
반기문 개성공단 방문 불발 … 북한은 왜?
  • 문종극 기자
  • 승인 2015.05.2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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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北, 실익 얻기 어렵다 판단한 듯”

일각선 인권문제 자극·김정은식 즉흥성 외교
북한이 20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을 돌연 취소하면서 남북관계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돌연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을 거부하고 나선 것은 반 총장의 방문을 통해 실익을 얻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이번 사태는 북한의 외교의 즉흥성을 보여주는 것이고 당분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동력이 마련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반 총장을 개성공단으로 불러서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현안을 해결하려 계산했을 텐데 결론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는 실리적 판단을 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상징적인 평화 메시지를 보내는 이벤트성 행사 보다는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원하는데 반 총장의 방문이 상징적인 행사로만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사드 배치 문제 등으로 남북관계에 관한 북한의 인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반 총장이 상황을 돌파할 선물 보따리도 들고 오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북한은 의전적인 차원의 개성공단 방문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이번 반 총장 개성공단 방문 불발의 원인이 반 총장의 방문 발표 당시 발언내용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은 “반 총장이 어제 개성공단을 방문하게 됐다고 하면서 북한 인권문제나 개혁개방 문제 등을 얘기한 것이 북한을 자극한 듯하다”며 “이 때문에 북한이 반 총장이 정치성을 띠고 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진 듯하다”고 말했다.

김정은식 외교의 즉흥성이 이번 방문 불발의 원인이란 관측도 있다.

김용현 교수는 “북한의 외교정책 결정과정에서 즉흥성이 보이는 듯하다”며 “어제 오케이 했다가 오늘 취소가 이뤄지는 과정을 보면 김정은에 의해 내부 결정이 뒤집히는 북한 외교의 불안감이 보이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방문 불발로 남북관계는 당분간 경색 국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현 교수는 “남북한이 상호 감정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이 불발되면서 당분간 남북간에 돌파구 마련이 어려워졌다”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동력을 마련하기가 당분간은 어려울 듯하다”고 전망했다.

임을출 교수는 “남북간에 기싸움이 계속되겠지만 북한은 광복 70주년과 당 창건 기념일을 고려해 어떤 식으로든 실적을 필요로 한다”며 “그런 맥락에서 북한은 우리정부를 압박하면서 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양면 전략을 시도하고 대화 제스처를 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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