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님, 도의장님, 교육감님 애견 키우십니까
도지사님, 도의장님, 교육감님 애견 키우십니까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5.04.02 19: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말에… 一筆

종종 언론을 통해 전해진 대통령 친동생 박근령과 열네살 연하인 신동욱 간의 결혼이야기가 참 재미있다. 둘이 인연을 맺은 건 개(犬) 때문이다. 애견에 일가견을 가진 신동욱이 자신의 미니홈피에 연재한 칼럼 ‘대통령과 닮은 개’의 내용에 박정희가 진돗개로 비유된 것을 읽고 박근령이 신동욱에게 직접 전화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렇게 맺어진 인연에 대해 박근령은 “운명적 만남”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신동욱은 우리가 흔히 입에 올리는 ‘정치는 개판’이라는 말에 천착해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정치인들을 애견에 빗대는 글을 썼는데 해당 정치인의 신체적 특징과 성격을 염두에 두고 읽다보면 실소가 절로 나온다.

비록 체격은 작지만 날렵하고 용맹스러우며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독한 근성을 가진 진돗개는 박정희, 얼굴에 주름이 많으면서 평소 얌전하고 신사적으로 보이지만 한 번 골부리면 고집스러움을 꺾기 어려운 샤페이는 노무현, 어렸을 땐 마냥 귀엽다가도 30kg 내외의 성견이 되면 근육질의 투견으로 변모하는 핏불테리어는 전여옥에 각각 비유됐다. 이 밖에도 한명숙-올드잉글리시쉽독, 오세훈-보르조이, 문희상-불독, 강금실-패키니즈, 유시민-치와와, 김근태-불테리어 조합을 곰곰 음미하다 보면 그 비유의 기발함에 무릎을 탁! 치게 된다.

외람(?)되게도 신동욱의 이 글을 읽다가 현재 논란의 중심에 선 도내 수급기관장들을 떠올리게 되면 각각의 체형이나 이미지에 딱 어울릴만한 애견이 금방 연상된다. 이시종 지사는 진돗개, 이언구 도의장은 불독, 김병우 교육감은 보르조이로 말이다. 공교롭게도 이 지사는 본인 스스로가 이미 진돗개를 자처했다. 지난해 재선에 나선 선거에서 “충북발전을 위해 한 번 물면 죽어도 놓지 않는 진돗개 정신으로 일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이 지사에겐 진돗개의 기질이 다분하다. 충주시장 3선에다 국회의원 2선, 도지사 재선에 이르기까지 거기엔 진돗개 다운 근성과 집념이 유감없이 드러나 있고 평소 일하는 스타일도 “필요하면 화장실까지 쫒아가 설득한다”는 말이 시사하듯 암팡진 진돗개를 그대로 빼닮았다.

우직한 분위기의 불독은 힘이 세고 활동적이면서도 판단력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얼핏 보면 무서워 보이지만 불독 만큼 애교가 넘치고 유연성이 탁월한 애견도 없다. 하지만 한 번 싸움이라도 붙게 되면 그야말로 죽을 줄 모르고 덤벼드는 용맹성을 보이는 게 불독의 또다른 매력이다. 이언구 도의장은 우선 외모부터가 이같은 불독의 이미지를 많이 연상시키는 데다 성격 또한 강(强)과 온(穩)을 적절히 구사하는 유연성을 누구보다는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귀족 견으로 통하는 보르조이는 우선 수려한 용모로 시선을 압도한다. 긴 다리와 날렵한 체형으로 살가운 이미지를 한껏 풍기지만 내면엔 대단한 공격성을 숨기고 있다. 원래 이 종은 늑대 사냥을 주임무로 했던터라 비록 애견이라도 그 민첩성과 악착같은 성질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선거법 위반혐의로 끝간데 없는 어려움을 당하면서도 자신의 심벌마크인 스마트한 인상을 흐트리지 않고 직무를 수행하는 김병우 교육감의 이미지가 바로 보르조이와 잘 어울린다. 

이들 셋이 현재 큰 고민에 빠졌다. 결코 해법이 쉽지 않은 학교급식부담금과 도의회 독립청사 건립, 학교용지매입 부담금, 인사특위 구성 때문이다. 하나같이 수백억의 돈이 왔다갔다 하는, 당사자로선 명예와 자존심에 직결된 문제들이다. 이미 핑퐁식 얘기는 많았지만 사안이 사안인만큼 실무선에선 절대로 답을 못낸다. 

지금처럼 세 사람이 뒤에 숨어 각각의 애견 이미지처럼 서로 공격성의 발톱만 잔뜩 세우고 있다면 문제는 더 어려워진다. 워낙 민감한 사안인지라 신중과 전략으로 맞서는 것엔 이의를 달지 않겠지만 이러한 중차대한 일을 실무선에 떠미는 처사는 결코 리더답지 못하다. 세 사람이 만나 허리띠를 풀고 담판할 것을 주문한다. 그러면 진돗개와 불독, 보르조이의 용맹성은 하나가 되어 지역발전의 큰 시너지로 화답할 것이다. 

한가지를 더 말한다면 충견은 절대로 주인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 주인은 바로 도민들이라는 사실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