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핵심전략산업 바이오는 기피업무(?)
충북핵심전략산업 바이오는 기피업무(?)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5.04.01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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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엄경철 취재1팀장<부국장>

충북도는 ‘생명의 땅 태양의 땅’을 슬로건으로 삼을 정도로 바이오산업에 매진하고 있다. 

바이오산업은 오랫동안 충북이 미래 먹을거리로 삼았다. 보건의료타운, 첨단의료복합단지, 전국 유일의 생명과학단지가 가동되거나 조성 중이다. 국가 6대 국책기관, 연구지원시설, 관련 기업의 입주가 이어지고 있다.

그곳이 바로 ‘오송’이다. 도는 더 나아가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바이오 연계산업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그동안 화장품뷰티박람회, 바이오산업엑스포 등 굵직한 국제행사를 치르면서 국내외적으로 오송의 바이오산업을 알렸다. 바이오산업을 선점하기까지에는 충북도의 장기간에 걸친 프로젝트 추진, 투자 등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 많은 공직자들의 노고와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날 오송이 바이오 메카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런데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과연 충북의 핵심전략산업이 ‘바이오’인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언제부턴가 충북도청의 바이오 관련 부서가 공직자들이 꺼리는 기피부서가 됐다. 충북도는 바이오산업을 이끌고 있는 바이오환경국이 있다. 바이오환경국에는 4개 과가 있고 그 중 바이오 관련 부서는 2개과다. 지역의 미래 먹을거리 창출의 핵심산업을 담당하고 있는 이들 부서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오정책과의 경우 20여명의 직원 중 1년 이상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은 2~3명에 불과하다. 대다수 직원의 근무기간은 1년 미만이다. 바이오를 담당했던 직원들이 다시 바이오 관련 부서로 가는 것조차 꺼리고 있다. 

화려하게만 다가왔던 충북의 바이오산업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가 왜 이렇게 천덕꾸러기가 됐는지 모를 일이다.

해당 공직자들은 과중한 업무량에 비해 그 존재감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지원부서에 있으면 업무에 대한 부담도 적고 다른 부서에 비해 승진여건도 좋은데 굳이 사업부서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비단 바이오 관련 부서 뿐 아니라 다른 사업부서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핵심전략산업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이기에 그 성과에 따라서 합당한 혜택을 누려야 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경쟁을 하고 있는 대구와 비교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대구는 첨단의료복합단지 관련 부서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인사혜택까지 누리고 있다고 한다. 승진순위 내에 있어도 승진자 명단에서 제외된 바이오 담당부서 직원들의 사기가 꺾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이 업무를 맞는게 아니었다. 길을 잘못 들어선 것 같다’는 어느 공직자의 넋두리는 앞으로 더 큰일들을 해결해야 할 충북의 바이오산업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바이오산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오송첨복단지는 조성이 시작된지 5년이다. 그동안 많은 투자가 이뤄졌지만 앞으로 할 일도 태산이다. 당장 성공의 열쇠인 임상시험센터, 국내외 유수한 연구시설, 고급 연구인력 유치를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해결이 쉽지 않은 난제들이다.

수년째 성과없이 수면아래에 가라앉아 있는 국립암센터 분원, 국립노화연구원 유치가 이러한 담당 공직자들의 꺾인 사기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다. ‘일을 할수록 감사에 지적받고 징계먹는다’는 인식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사업부서에 대한 배려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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