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건 헛다리 수사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건 헛다리 수사
  • 하성진 기자
  • 승인 2015.01.29 1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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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용의차량 지목 흰색 BMW “관련 없다”

사고 발생 20일만에 쉐보레 윈스톰으로 특정

현장 인근 CCTV 미확인 … 초동수사 부실 지적

속보=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일명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망사고의 유력한 용의차량이 쉐보레 윈스톰으로 특정되면서 경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애초 용의차량으로 지목한 흰색 BMW와는 전혀 다른 차종으로, 경찰이 사고 발생 후 20일 가깝게 헛다리 수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용의차량은 흰색 계통 쉐보레 윈스톰”

수사본부장인 박세호 청주 흥덕경찰서장은 29일 중간 브리핑을 열어 “사고 현장 주변의 새로운 폐쇄회로(CC)TV 장면을 확보한 결과 용의차량은 쉐보레 윈스톰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차량 색은 흰색이나 회색 계통이며, 번호는 식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인근 CCTV를 분석, 용의차량의 도주로를 추적하는 한편 차량 수리업체 등을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청주뿐만 아니라 대전과 천안까지 수사망을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애초 지목된 BMW 등은 이번 사고와 전혀 관련성이 없게 됐다.

경찰은 앞서 수사본부까지 꾸리면서 수사력을 모았지만, 차량 파편 등 사건 현장에 조그만 단서조차 남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분석을 의뢰했지만 가장 중요한 차량번호는 판독이 힘들다는 소견이 나오면서 수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적극적인 제보를 유도하려 경찰이 최대 500만원의 포상금을 내걸었고, 유족도 현상금 3000만원을 내걸었지만 단초가 될만한 제보는 없었다.

답보에 머물렀던 경찰 수사는 이번에 용의차량이 특정되면서 활기를 띠게 됐다.

# 20일간 헛물 켠 경찰 수사

경찰은 사고 직후 현장 주변 CCTV 50여개를 확보, 분석해 BMW 승용차를 용의차량으로 지목하고 수사했다.

진전이 없는 데다 국민적 관심이 날로 높아지자 윤철규 충북경찰청장까지 나서서 현장회의를 열었다.

윤 청장은 “수사본부를 차려 뺑소니 범인을 반드시 검거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경찰은 지난 27일 이례적으로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강력계 직원 10여명을 투입했다.

이날 오후 경찰은 사고 현장 인근 청주시 차량등록사업소 건물에 CCTV가 설치된 사실을 확인, 영상분석을 통해 윈스톰 차량을 용의차량으로 특정했다.

수사 초기 현장 인근을 샅샅이 훑어놓고도 차량등록사업소 CCTV를 발견하지 못한 셈이다.

이곳은 사고 현장에서 불과 170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경찰 초동 수사가 부실했다는 대목이다.

지난 10일 오전 1시 30분쯤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한 자동차 공업사 앞 도로에서 임신 7개월 된 부인의 임용고시 응시를 도우려 화물차 운전기사 일을 하던 강모씨(29)가 뺑소니 차량에 치여 숨졌다.

뺑소니 사고 당시 강씨가 아내에게 주기 위해 크림빵을 사들고 귀가하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은 ‘크림빵 아빠’라고 부르며 경찰의 조속한 범인 검거를 요구하고 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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