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자란 아이들은 세상 보는 눈이 남다르다
숲에서 자란 아이들은 세상 보는 눈이 남다르다
  • 류진호 <충북 생명의 숲 사무국장>
  • 승인 2015.01.2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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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단상

류진호 <충북 생명의 숲 사무국장>

내가 어렸을 때 숲은 놀이터인 동시에 보물창고였다. 뒷동산의 고목에는 오래된 흔적으로 구멍이 크게 있었는데 그곳은 내게 언제나 평안함과 함께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아지트며 모든 걸 담아 주는 소중한 친구가 되어주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여 자연의 아름다움과 창조성을 배울 수 있는 아주 좋은 숲이 많다. 어렸을 때 많은 것을 꿈꾸게 했던 숲을 영유아기라는 중요한 시기에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면 자살, 패륜, 우울증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해소될 수 있지 않나 생각된다.

요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숲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유아들이 숲 체험 활동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해 몇 가지 살펴보면. 첫째, 숲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다양한 경험과 모험을 통해 창의성을 키운다. 가르치지 않아도 숲에서 노는 유아들은 자발적인 참여와 경험을 통하여 스스로 깨닫는 과정에서 무한한 창의성이 생긴다.

둘째, 바른 인성을 갖춘 아이로 자라난다. 숲이 가지는 다양한 기능은 정서적 안정을 준다. 또한, 자연과의 조화로운 숲 활동은 시대에 필요한 성품 좋은 아이로 키운다.

셋째, 사회성이 발달하여 글로벌 리더로 자란다. 숲에서는 혼자 할 수 있는 활동보다 같이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높은 곳을 올라가면 먼저 올라간 친구가 뒤에 오는 친구가 잘 올라올 수 있도록 손을 잡아준다. 이렇게 서로 도와주고 도움받는 이치를 자연스럽게 터득하며 사회성이 발달한다. 이는 자연의 법칙을 경험하며 조화와 질서를 터득함으로써 사회에서 요구하는 리더로 자연스럽게 성장한다.

넷째, 숲은 한정된 공간과 인위적인 교육으로 할 수 없는 것들을 선물한다. 무한한 상상력과 끝없는 도전, 그리고 모험은 세상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다섯째, 유아의 전인적 발달과 신체에 맞는 교육이 가능하다. 아이들은 움직이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며, 동작활동으로 정상적인 뇌 활동에 도움을 준다. 그래서 여러 가지 감각을 이용한 활동이 가능한 숲은 학교나 사회에서 뇌의 발달을 촉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가 된다. 

여섯째, 숲은 아이들의 면역기능을 증진시키는 곳이다. 자연에서 생긴 면역기능은 더러움에 반응할 수 있는 방어기재가 만들어진다. 화학적인 더러움은 아이들의 신체를 상하게 하지만, 숲에 있는 자연적인 더러움들은 이미 수천 년 동안 인류에게 면역기능을 높여주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이러한 면역에 적응하지 못한 도시의 아이들은 알레르기를 갖게 된다고 한다. 

실제 독일의 많은 아이들도 알레르기를 갖고 있는데, Schetz 박사가 1960년에 연구할 당시 독일의 3%의 어린이가 알레르기를 갖고 있었으나, 지금은 30%에 해당하는 어린이들이 알레르기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한다. Schetz의 최근 연구조사 결과에 의하면 숲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일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보다 알레르기가 적다는 연구에서도 알 수 있다. 

숲의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유아들이 숲에서 마음껏 뛰어놀려면 장소가 필요하다. 산림청에서는 유아를 위한 유아숲체험원를 국유림에 조성하고 있다. 청주에는 용정산림공원에 유아숲체험원이 조성되어 있으나, 많은 유아들이 체험하기에는 부족하다. 유아들이 안전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 확보가 시급하며, 어린이공원도 리모델링하여 유아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생활공간과 가까운 근린공원이나 숲이 좋은 충북대학교, 학교 등에 유아들이 숲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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