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핵심 덕목은 결단과 희생이다
리더의 핵심 덕목은 결단과 희생이다
  • 박병찬 <칼럼니스트>
  • 승인 2015.01.1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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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칼럼니스트>

지난 일요일 영화 국제시장을 봤다. 하고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평생 자신의 꿈을 포기한 채 가족을 위해 희생한 아버지(덕수)의 삶을 그린 영화라고 볼 수 있다. 한국전쟁 막바지인 1.4후퇴 때 흥남부두에서 시작되어 오늘에 이른 아버지의 일대기였다. 우리 아버지들 세대의 암울했던 격변의 시대상을 총망라한 영화가 아니었나싶다.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족은 물론 함께한 관람객들은 중간 중간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렸다. 공감이 가는 부분에서 감동적인 부분에서 그랬다. 특히 흥남철수 때 잃어버렸던 여동생(막순)과 영상으로 상봉하는 장면에서 더욱 그랬다.

가장(家長) 덕수는 어려운 시대 어려운 가정을 책임지면서 많은 순간 목숨을 담보로 한 선택과 결단을 해야만 했다. 생사를 보장받을 수 없는 파독 광부 지원 및 월남전 참전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독일 지하갱도에서는 가스가 누출되어 죽음 직전까지 갔다왔다. 월남전에서도 총탄에 맞아 죽을 고비를 넘긴 적이 있다. 모두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가슴 아픈 우리 아버지들의 드라마틱한 삶을 엿볼 수 있는 장면들이었다.

그날 영화 국제시장을 본 관람객들은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을 것이다. 물론 보는 사람의 성향과 잣대에 따라 평가와 소감이 다를 수 있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영화 속에 특정 정권에 대한 미화나 정치적 이념이 들어가 있다’는 등 영화 제작의도와 내용구성에 대한 이런저런 말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것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오늘을 사는 국민 각자가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그것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얻었는가가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장 덕수의 희생적인 삶이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문득 ‘수면제 먹이고 가족을 살해한 서초구 세 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강씨가 생각났다. 가진 것도 배운 것도 없는 가장 덕수의 가족을 향한 끝없는 사랑과 희생적인 삶의 태도가 상대적으로 배운 것도 가진 것도 많은 이 시대 가장들과 너무나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가장 덕수는 사고뭉치 동생을 괜찮다는 말로 감싸 안았고 파독 광부와 간호사로, 월남전 참전용사로 힘든 생활을 해야만 했던 세상을 자식들이 아닌 우리세대가 겪은 것이 천만다행이다고 생각하며 평생을 살았다. 그 누구보다 가족을 위해 희생적으로 살았다는 얘기일 것이다. 재물, 사회적 지위, 학력보다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대목이 아닌가한다.

흥남부두에서 군 병력과 장비를 배에 싣고 철수해야만 하는 상황에 있던 에드워드 알몬드 미군 제 10군단장의 고뇌에 찬 결단도 돋보였다. 전장에서 군인에게 목숨보다 소중한 전투장비를 피난민 10여만명의 목숨과 바꿨다. 장군은 무엇이 중요한지를 분명하게 알고 결단과 선택을 한 지휘관이었다. 전장에서 부하장병 및 국민의 생명을 책임져야할 군 지휘관 등 지도층 인사들이 본받아야할 리더십의 표상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시대 가장, 지도층 인사들의 행태를 생각해 봤다. 작금의 이런저런 사건사고 처리과정만 봐도 주인공 덕수, 에드워드 알몬드 장군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감히 비교 자체가 안된다. 이제라도 각오와 태도를 새롭게 해야 한다. 특히 군 및 정부 고위층 인사들이 그래야 한다. 국가 안보와 국정에 대한 무한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두는 각자 위치에서 직무에 대한 확실한 신념과 소신을 가지고 직위에 맞는 적시 적절한 결단력과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영화 ‘국제시장’을 통해 리더(가장)의 참모습을 배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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