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시 조언은 무시하라
라운드시 조언은 무시하라
  • 김기호 <골프칼럼니스트>
  • 승인 2014.12.04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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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호의 똑소리 나는 골프이야기
김기호 <골프칼럼니스트>

인기 있는 동반자가 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 중 최고는 입을 다물 때를 잘 아는 것이다. 상대를 무시하거나 스윙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는 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골퍼의 스윙에는 결점이 있다는 점에서 프로도 예외는 아니다. 라운드 시 조언은 위약효과가 크다. 코스공략은 좋지만 스윙의 테크닉에 대한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스윙은 한번의 라운드를 통해 결코 바뀌지 않는다. 만약 그렇다면 모두 투어를 뛰는 선수가 되어 있어야 한다. 

유명한 레슨 프로들은 라운드 도중에 레슨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감각과 본능으로 라운드 하는 것이 최고란 걸 잘 알기 때문이다. 

프로들과 라운드하면 귀로 듣지 말고 눈으로 보고 배워야 한다. 어린 아이가 걷는 것은 누워서 계속 부모가 걷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시각장애로 태어난 아이는 쉽게 걷지 못한다. 사자는 사냥을 하는 동안 아기사자를 데려와 구경하게 하는데 눈으로 각인되는 것이 최고의 교육임을 진화를 통해 알기 때문이다. 

눈으로 보고 배울 것이 없다고 생각되면 그 사람은 고수도 아닐뿐더러 배울 것도 없는 사람이다. 허접한 프로라 생각되면 가차 없이 레슨을 중단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실력이 따르지 않는 자존심이다. 

라운드시 조언을 받으면 그냥 무시하라. 스윙의 교정은 연습장에서 해야 한다. 스윙이란 손톱이 자라는 것과 같아 눈에 보이진 않지만 언젠가는 진보해있다. 결국 시간의 절대치가 필요한 것이다. 

초보를 데려와 18홀 내내 스윙을 가르치면 일생 최악의 스코어를 기록한다. 이것은 진보의 과정이 아니라 최악의 어리석음이다. 

고수가 되면 라운드 전체를 어우르는 균형감각을 가져야 한다. 90개를 치는 사람이 열심히 가르쳐주는데 싱글골퍼인 당신이 레슨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즐거운 플레이를 유도하고 자신의 차례가 되면 완벽한 집중과 몰입을 통해 샷의 품질로 능력을 증명하면 된다. 그래도 계속 레슨을 요구하면 샘 스니드의 명언을 들려준다. 

“제가 보기엔 단 한 가지 문제점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샷을 하고 난 뒤 볼을 보려고 너무 일찍 몸을 일으켜 세우는 겁니다.”

라운드 중에는 스윙의 기술적인 면을 뺀 부분들을 가르쳐주는 것이 좋다.

홀의 공략법이나 그린 주변에서 하는 어프로치와 벙커 샷도 단기적인 레슨이 가능하다. 

특히 그립의 교정과 퍼팅레슨은 큰 효과가 있다. 1미터 퍼팅을 성공하면 수많은 우승을 하지만 실패하면 그저 그런 선수로 생을 마감해야 한다. 

상대가 원하지 않으면 레슨을 하면 안 된다. 90개를 치는 골퍼도 자신만의 깨달음과 고유한 스윙이 있는데 그것을 억지로 바꾸면 다시 초보로 돌아가야 한다. 

골프가 진보하려면 좋은 스승에게 레슨을 받고 스승과 지속적으로 함께 라운드 하는 것이다. 이것보다 더 좋은 진보의 과정은 없다. 

운이 좋아 좋은 프로를 만나면 그립을 대한 조언을 구한 후 라운드 후 가르침을 청한다. 그럼 정확하게 장단점을 분석하고 무엇을 연습하고 강화해야 하는지 가르쳐 줄 것이다. 

골프가 중독성이 강한 것은 실력에 상관없이 각각의 깨달음이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 먼저 배웠다고 하루 종일 레슨 할 수 있고 학생보다 선생이 많은 유일한 스포츠로 불리기도 한다. 고수는 가르쳐주고 싶어 병이 나고 하수는 배우고 싶어 병이 나지만 언제나 말을 조심해야 한다. 

말로 입은 상처는 칼로 입은 상처보다 깊고 크다. 말을 배우는 데는 2년이면 충분하지만 침묵을 배우려면 60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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