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훈 <천안동남경찰서 경무계 경사>

모처럼 시간이 되어서 혼자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무엇을 볼까하다가 현재 예매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화제의 그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게 되었습니다. 상영시간이 169분이고 이미 여러 경로로 영화에 대한 사전지식이 있었던 영화이었는데 영화가 끝이나고 한동안 자리를 일어날 수 없었습니다.

대학에서 자연과학을 전공한 저로서도 사실은 쉽지않은 오히려 그러한 어설픈 잔지식에 머리가 조금은 더 복잡하게 느껴지는 영화이었습니다.

인터스텔라(lnterstellar) 의 사전적인 의미는 ‘별들 사이에 위치한’, ‘별들 사이에서 일어나는’이라고 합니다. 솔직히 영화를 보고서 가장 먼저 생각났었던 것은 제 7살난 딸아이였습니다. 영화속에서 나오는 아버지와 딸의 모습 저에겐 어쩌면 이것이 가장 큰 감동을 준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시공간의 개념’, ‘블랙홀’ 기타 등등 수많은 과학적인 상식을 요하는 것들이 나옵니다. 아마 영화를 보면서 다시금 과거로 되돌리고 싶은 것들이 있었던 분들은 많은 생각을 하였을 겁니다.

최근 각종 사건사고 현장출동시 초동조치가 미흡하여 논란을 일으키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살인사건 용의자를 불심검문하고 풀어준 사례, 교통사고 현장에서 차량내에 있는 시체를 발견치 못한 것, 빈집에서 냄새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도 시체를 발견치 못하고 열흘만에 시체를 발견한 경우가 있어 언론에 보도가 된 일이 있었습니다.

아마 영화를 보신분이라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갖으셨을 겁니다. 뉴스를 보고 예전에 파출소에 근무할 때 항상 만취한 상태에서 누군가 자신을 죽일려고 한다고 수십차례 신고를 하여 매번 신고를 받을때마다 큰 의미를 두지않고 사건을 처리하였던 민원인이 생각났습니다.

사건에 있어서 초동조치는 증거와 진술확보 등으로 수사의 방향을 설정하는 밑거름이 되는 중요한 수사의 한단계로 초동조치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두 번 세 번을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에서처럼 시간을 거스르고 미래에 대한 예시를 해주는 일들은 아직 우리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이 경찰이 사건을 처리하는데 필요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에게 신뢰를 받기위해서 많은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치 않습니다. 현장에 나가서 건네는 말한마디, 조금마한 행동하나 이러한 것들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작은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업무에 블랙홀이나 타임머신은 필요치 않습니다. 국민에게 책임을 다하고 희망을 줄 수 있는 현장에서의 진정성이 담긴 말과 행동 그리고 현장출동시 철저한 초동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