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소리
책 읽는 소리
  • 최지연 <한국교원대학교 초등교육과 교수>
  • 승인 2014.11.1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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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연 교수의 교육현장
최지연 <한국교원대학교 초등교육과 교수>

학부 학생들 강의에서는 한 학기 강의와 관련된 책을 두권 정도 읽고 짧은 독후 활동을 한다. 원래는 10권을 제안하고 가을 학기가 9, 10, 11월의 3개월 정도임을 감안해 제안한 10권 중 3권을 선택하여 읽었었는데 점점 바빠지는 학생들의 일정상 한 학기에 두권으로 책도 줄이고 책 추천도 딱 두권만 한다. 이번 학기 추천 책은 헨리 데이빗 소로의 ‘월든’과 제레미 리프킨의 ‘엔트로피’였다. 두 책 모두 잘 알려진 명저에 고등학교 때부터 추천 도서 목록에 있어서 다 읽었으면 어쩌나 염려를 하였는데 읽은 학생은 읽은 학생대로 대학생이 되어 읽는 감회가 새롭다 하였고 이제야 읽게 된 학생은 이런 강제적인(?) 기회라도 읽게 되어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감각적인 세대라고 알려진 요즘의 청소년들과 청년들은 위의 두권과 같이 활자로만 이루어진 책 읽기를 참 어려워한다. 그림이나 사진이 많이 담기고 줄 글을 적게 편집디자인한 책들이 늘어나면서 글자만 있는 책은 어쩐지 답답하다는 것이다. 

올해 발표된 2013년 우리 국민의 독서 실태에 따르면 성인의 연평균 독서율은 71.4%로 지난 조사 시기였던 2011년보다 4.6% 증가했다. 학생들의 연평균 독서율도 96%로 2011년의 83.8%보다 12.2% 늘었다. 독서량으로 다시 자료를 살펴보면 연평균 성인의 독서량은 9.2권, 학생은 32.2권으로 성인은 2011년에 비해 0.7권 감소하고 학생은 8권 증가했다. 평일 성인의 평균 독서시간은 23.5분, 학생은 44.6분으로 우리나라 직장인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3시간임을 생각한다면 독서량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사는 충청지역은 어떨까? 

성인의 연간 독서율은 대전이 43.1%로 전국 꼴찌였고 충북은 46.8%, 충남은 55%로 하위권이었다. 충북의 독서량은 5.9권으로 평균에 비해 4권 정도가 적고 독서 시간은 11.1분에 불과하다. 대전은 6.1권 13분, 충남은 5.9권 17.1분으로 충청지역에서 전국 평균 이상을 보인 것은 연간 독서율, 연간 독서량, 평일 독서시간, 공공도서관 이용률, 독서 프로그램 참여율 중 하나도 없었다. 

지난해의 부끄러운 성적표를 받아들고 올해를 보낸 우리는 어떨까? 올해 우리의 독서율은 좀 나아졌을까? 

충북도교육청 출장으로 교육정보원을 찾은 18일 참 반가운 행사가 1층에서 열리고 있었다. ‘학교독서 축제’로 도내에서 독서 우수 교로 지정된 학교의 다양한 사례가 전시되었고 우수 사례 발표, 시상식, 초청 강사의 특강 등 독서와 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장이 펼쳐졌다. 또한 저자가 속한 한국교원대에는 2018년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서 미래형 도서관도 세워진다고 하니 새로운 독서, 새로운 배움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조금씩 독서 인프라가 늘고 발전하는 것은 우리 지역 독서 증진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책의 역사, 도서관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류의 아름다운 유산인 책을 읽고 책 속에서 길을 찾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만추, 책 한권으로 마음의 양식을 가득 채우는 수확의 계절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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