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교육감 일하게 하라
김병우 교육감 일하게 하라
  • 김기원 <편집위원·문화비평가>
  • 승인 2014.09.2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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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기원 <편집위원·문화비평가>

6·4 지방선거가 끝난지도 110일이 지났고, 김병우 충북교육호가 출범한지도 85일이 지났다.

45%의 높은 지지를 받고 출범한 김병우교육호가 도민들의 축복 속에 힘찬 항진을 하지 못하고 선거기간 전에 있었던 기관방문과 문자발송 혐의로 기소돼 본인은 물론 지역 교육계가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

1심 재판에서 교육감직 유지가 가능한 7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아 지역 교육계가 안도했지만 김 교육감이 대표로 있던 충북교육발전소의 일부 활동에 대해 검찰이 추가 기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선거송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뇌물을 수수했거나 파렴치범도 아닌데 지역 언론은 연일 교육수장이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거나 법정에서 재판받는 모습을 경쟁하듯 보도했고, 이런 비교육적인 모습을 산하 학생들과 교육가족들이 여과없이 지켜봐야 했다. 

참으로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김병우교육호는 ‘함께 행복한 교육’이란 교육비전을 내걸고 ‘신나는 학교, 즐거운 배움, 따뜻한 품성’을 3대 교육지표로 삼아 야심차게 출범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참여소통·협력의 교육공동체 구현, 학교혁신과 혁신학교를 통한 공교육 내실화, 공감능력을 키우는 문화·예술교육 지향, 모두를 배려하는 교육복지 확대, 안전하고 평화로운 생태·환경 조성’이라는 5대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충북 교육계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장착된 것이다. 그러나 출범초기부터 김 교육감이 자신의 직이 걸린 선거법위반 송사에 휘말리다 보니 온전히 직무에 전념할 수 없었다. 그러니 변화와 혁신에 탄력이 붙을리 없다.

이처럼 초기의 골든타임이 검찰수사와 재판에 발목이 잡혀 도민에게 약속한 공약추진은 예열만 한 채 가속페달을 밟지 못하고 있다. 

사람들은 각자의 취향과 추구하는 가치가 있다. 

진보일 수도 있고 보수일 수도 있다. 한번 진보라고 영원한 진보가 아니고, 한번 보수라고 영원한 보수도 아니다. 시대 상황에 따라서, 연륜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게 이념이다. 그러므로 진보와 보수가 서로 으르렁거리며 타도해야할 적이 아닌 것이다.

김병우 교육감은 전교조 지부장 출신으로 자타가 인정하는 진보성향 인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도민들이 그를 충북교육감으로 선택했다. 

그의 교육철학과 인생역정에 대해 기대반 우려반이 존재했으나 변화와 혁신이라는 진보적 아이콘으로 어디 한 번 참교육을 해보라는 도민들의 함의가 실린 결과였다. 

그런 그가 교육외적 일로 곤혹을 치르고 있으니 신성한 교육에 생채기가 날 수밖에 없다.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니 검찰의 조사와 수사는 조속히 매듭지어야 옳다. 모든 범법과 비리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단죄됨이 마땅하다. 그 어느 직책보다 높은 도덕적 윤리적 수준을 요구받는 교육감이니 더더욱 그러하다. 

허나 상식선에서 이해할만한 사안에 대해 표적수사를 하거나 법의 잣대를 달리 적용하면 이 또한 권력의 남용이요, 인권유린이다.

진보교육감이기 때문에 흔들기를 한다든가, 길들이기를 한다는 항간에 떠도는 소문이 진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바라건대 진정 교육감으로 해서는 안 될 범법이 있다면 크게 단죄하고, 그렇지 않다면 족쇄를 풀어 소신껏 일하게 해야 한다.

김 교육감도 자신의 송사로 인해 상처받은 교육가족과 우려했던 도민들에게 모두 제 부덕의 소치라며 겸허히 사죄하고 ‘함께 행복한 교육’ 비전 실현에 더욱 매진해야 할 것이다. 선거공약의 빈틈없는 추진은 물론 보수도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는 참교육의 가치를 확장해야 할 것이니 할 일이 참으로 많다.

수확의 계절이다. 

이제 김병우 교육감을 더 이상 교육 밖 벼랑으로 내몰지 말고 직무에 온전히 전념토록 하자. 

잘못하거나 기대이하이면 다음 선거에서 심판하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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