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스승을 만나는 방법
좋은 스승을 만나는 방법
  • 김기호 <골프칼럼니스트>
  • 승인 2014.08.07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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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호의 똑소리 나는 골프이야기
김기호 <골프칼럼니스트>

서희경은 최고의 스윙을 가졌지만 프로무대에선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하지만 운명처럼 신지애를 만나 파3 코스에서 일주일 동안 같이 연습을 한다. 그 후 곧바로 KLPGA 우승을 독식했고 미국으로 진출했다. 신지애를 통해 이기는 방법을 배우기까지 일주일이면 충분했다. 미국골프협회의 통계에 의하면 레슨을 받는 경우 1년에 4.5타를 줄였고 레슨을 받지 않으면 거의 제자리였다고 한다.

코치로서 유일하게 명예의 전당에 오른 하비 페닉의 가르침은 단순하고 명쾌하다. 그는 코치의 역할은 레슨이 아니라 가이드라고 정의했다. 지식의 전수보다 선수의 가능성을 찾고 성장시키는 것이 스승이기 때문이다. 그는 평생 동안 기초와 기본을 철저하게 강조하고 그립과 셋 업이 골프의 전부라고 가르쳤다. 아래는 필자가 생각하는 좋은 스승을 만나는 방법이다.

1. 그립에 목숨을 거는 사람, 기본적인 것을 끊임없이 강조하는 사람이 좋은 스승이다. 좋은 기초는 50년을 보장하지만 기초가 없는 스윙은 5분에 한 번씩 골퍼를 배신한다.

2. 직접 시범을 보이며 지도하는 프로가 좋다. 어린 아이가 걷는 것은 부모가 걷는 것을 누워서 계속 봤기 때문이라고 한다. 흉내보다 더 좋은 발전은 없다.

3. 좋은 스승은 단순한 깨달음을 주는 사람이다. 5년 동안 죽도록 연습해 얻은 기술을 단 5분 만에 가르쳐 줄 수 있다. 좋은 스승을 선택하는 것은 자신에게 맞는 드라이버를 고르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4.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발급한 자격증을 가진 프로도 좋다. 실전에 나가 최고의 스윙과 샷으로 좋은 스코어를 보여주는 사람도 좋은 스승이 될 자격이 있다.

5. 교육을 받는 골퍼의 성향과 수준에 따라 맞춤식 수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골프는 문답을 통해 배우는 것이 아니다. 스승과의 라운드를 통해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이 가장 빠른 진보의 지름길이다.

6. 시간이 가면서 돈독한 유대감과 신뢰가 생기는 사람이 좋다.

시청각 자료를 준비해 스윙을 정확하게 분석하는 사람도 좋은 스승이다. 스윙 분석 프로그램은 더 이상 옵션이 아니다.

7. 좋은 스승은 좋은 눈을 가진 사람을 말하는데 몇 번의 스윙만 보고 정확하게 분석한다. 거울과 비디오카메라도 좋은 스승이라 할 수 있다.

8. 혼자서 독학으로 이루었다는 수준급의 골퍼가 많은데 과거의 스승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아이큐 300인 어린아이가 태어나도 누군가 구구단을 가르쳐주지 않으면 절대로 깨우칠 수 없다.

9. 은근 슬쩍 다가와 2~3분 동안 서 있다가 헤드업하지 마세요 하고 가면 좋지 않다. 시범을 보이지 못하는 사람, 제자에 대한 사랑이 없는 사람, 금전적 이득만 챙기는 사람, 사명감과 열정이 없는 사람들은 잡것으로 분류하는 것이 좋다.

10. 지금 선생이 잡것이라 생각되면 가차 없이 레슨을 중단해야 한다. 그동안 정 때문에, 늘 보는데 미안해서, 이런 생각은 아녀자의 인에 불과하다.

골프에 빨리 진보하고 싶으면 좋은 스승을 만나야 한다. 그런 다음에 스승의 샷과 스윙을 지켜보며 지속적으로 라운드를 하는 것이다. 단언하건데 이것보다 더 좋은 향상의 방법은 없다. 배움에 의해 경지에 오르는 것이 가장 빠르고 쉬운 길이고 경험을 통해 싱글골퍼가 되는 것은 가장 고통스러운 길이다.

몇 년 동안 혼자 죽어라 연습해도 실력은 늘지 않는다. 근육은 기억력이 없기 때문이다. 스윙은 뇌에 기억되는 것이고 오직 스승만이 뇌에 다양한 정보를 심어줄 수 있다. 골프에서 스승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혼자만의 연습은 안전하고 빠른 등산로를 포기한 채 깊은 밤에 산속을 홀로 방황하는 등산가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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