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바로알고 정해진 용법·용량대로 먹자
의약품, 바로알고 정해진 용법·용량대로 먹자
  • 이철수 <청주시 상당구보건소 보건사업과장>
  • 승인 2014.07.2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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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 <청주시 상당구보건소 보건사업과장>

우리나라 국민들의 의약품 오·남용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오·남용 실태분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기능개선제, 살 빼는 약 등은 10명 중 3명이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만큼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세간을 시끄럽게 했던 연예인들의 프로포폴 상습 투여 사건은 의약품 오·남용의 수준이 얼마나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비단 성기능 개선제, 프로포폴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복용하는 감기약, 근육통 치료제 등을 1일 허용량보다 초과 복용하는 사례는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의약품은 우리가 흔히 아픈 것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데 사용하는 치료용 외에 카페인, 마약 등 사람의 신체, 정신, 행동, 감정을 변화시키는 모든 물질을 말한다. 카페인도 치료를 위한 의약품으로 사용될 수 있고 마약도 말기 암환자의 통증을 억제하기 위한 의약품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의약품은 해당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최적의 용법·용량이 있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용상 주의사항이 기재되어 있다. 약물은 흡수-분포-대사-배설의 과정을 거치며 전신을 순환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해당 질병 치료를 위한 최적의 용량 및 투여법을 결정하게 되고 임상실험을 통한 부작용을 탐색하여 사용상 주의사항을 기재함으로써 의약품으로서 허가·판매가 가능한 것이다. 고로 원래의 효능 외의 목적으로 의약품을 복용하게 된다면 신체적·정신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무서운 물질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의약품의 오·남용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의약품 오용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의학적 목적이긴 하나 의사나 약사의 정확한 처방 없이 마음대로 의약품을 사용하거나 처방된 약을 지시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의약품 남용은 처방된 약보다 과량을 복용하거나 치료와 예방의 목적이 아닌 감정, 인격 등의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부적절하게, 불법적으로 약을 사용하는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 이전 질병에 사용했던 약을 다른 질병에도 그대로 적용하거나 본인의 판단으로 함부로 약을 복용하는 것을 오용이라 할 수 있고, 1일 복용량이 3정인데 효과를 배가시키기 위해 6정을 복용한다든가 편안한 숙면을 위해 프로포폴을 투여하는 것 등은 남용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우리 국민들은 의약품 오·남용 모두에 해당하는 복용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분명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다. 첫째, 신체적 피해를 들 수 있다. 의약품의 잘못된 사용으로 효능을 넘어선 신체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신체기능 약화와 발달을 저해할 것이다. 둘째, 정신적 피해로 기억력, 판단력 등이 흐려지고 불안, 초조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피해로서 각종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의약품 오·남용을 근절하기 위해서 어떤 것들이 필요한가? 우선 사회적 파장이 큰 마약이나 향정신성의약품의 오·남용에 대한 법적 처벌 절차가 있다. 또한 의약품 오·남용 방지를 위한 신고센터 설치나 유통과정 통제 등의 행정적 측면을 통해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내재되어 있는 잘못된 의식을 바로잡는 일일 것이다. 분명 이것은 하루 이틀 사이에 해결될 일은 아니다. 상당한 시간을 요하는 만큼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환자와 1차적으로 상대하는 병원, 약국 등 의료기관이 환자들에게 의약품 오·남용의 심각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처방에 대한 신뢰성을 회복하여 국민과 의료기관을 향한 불신을 일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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