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사 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0.0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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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지난달 29일 청주에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의 충북회의가 열렸다. 위원장인 송기인 신부와 위원회의 임원들 및 충북 각 지역의 유족회 등 300여명이 모여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했다. 그날 각 시·군마다 조직된 유족회는 억울한 심정을 내리누르고 구천(九泉)의 원혼을 조금이나마 달래는 방안을 찾기 위하여 모인 것이다.

이 자리에서 오창 양민희생 유족회는 "왜 죽어야 했는지 영문도 모른 채 숨져간 사람들이 있었고, 또 그런 사실조차 이야기도 못한 채 온갖 고통과 제재를 받으며 통한의 세월을 살아왔다"고 호소했다. 충북에서도 청주교도소 학살사건, 영동의 노근리와 옥천의 청산, 그리고 단양 곡계굴 사건 등으로 인하여 적지 않은 양민들이 희생을 당했다. 이것은 전쟁범죄가 아니라 제노사이드(genocide)다. 제노사이드가 전쟁범죄와 다른 것은 집단이 집단에게 가하는 기획된 야만적 폭력이라는 점이다. 이제 국가와 사회가 그런 야만적 폭력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강력하게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혹자는 공연히 과거사를 버르집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경제가 중요하고 현재가 중요하지 과거는 그저 덮어 버리는 것이 좋다고 주장한다. 과연 과거를 덮어두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정확하게 밝히는 것이 옳은가.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은 과거를 정확하게 밝히고 상처를 씻은 다음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역사는 순환한다. 따라서 부끄럽거나 좋지 않은 과거라면 그 과거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런 의미에서 출범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의 목적이 복수를 하거나 반목을 증폭시키거나 하자는 것이 아니라 용서와 화해를 하자는 것이다.

오는 11월 30일까지 행정기관의 민원실에서 접수를 받고 있다. 억울하게 죽은 원혼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민들이 협조해야 한다. 신고 및 조사의 대상은 항일독립운동 및 해외동포사, 한국전쟁 전후 집단희생 사건, 광복 이후 부당한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 및 조작사건 등이다.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므로, 우리의 미래를 아름답고 행복하게 설계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과거를 정리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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