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다 투자 논란 천안야구장 '도마위'
과다 투자 논란 천안야구장 '도마위'
  • 조한필 기자
  • 승인 2014.06.17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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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영 당선자 인수위, 시에 무리한 건설 추진 질의
"국비 무산 불구 야구 동호인 위해 500억대 땅값 보상"

시 "200억 추가 관람석·전광판 설치… 국제대회 수용"

구본영 천안시장 당선자 인수위원회 관심이 쏠리면서 천안야구장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구 당선자는 선거 유세기간 동안 예산 낭비의 전형적 사례로 야구장을 거론한 바 있다.

이 때문인지 지난 13일 시 복지문화국의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천안야구장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하지만 보고에 나선 체육교육과는 당선자측 궁금증을 풀어주기엔 역부족이었다.

가장 큰 의문은 시가 2005년 정부투융자심사에서 ‘재검토’, 2008년 ‘부적격’ 판정을 받았는데도 무리하게 추진해 감사원 지적까지 부른 이유다. 두 번째, 최초 구상했던 관중석(1만3000석)을 갖춘 프로야구장과 스포츠센터가 무산됐는데도 똑같은 면적(13만5432㎡)을 보상 편입시켜 아마추어 야구인을 위해 5개 구장을 조성한 까닭이 불분명하다.

야구장 국비 지원이 무산된 2008년. 천안시는 10월에 당초 야구장 부지였던 불당동 체육시설부지를 현대캐피탈 프로배구단 연습구장 부지로 무상 제공하는 협약식을 체결했다. 2005년 삼용동 선문대 맞은 편에 야구장 대체부지를 잡아놓긴 했지만 가시적인 추진 계획 없어 지역 야구동호인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시는 급기야 2009년 7월 시비(780억원)만으로 야구장을 짓기로 결정하고, 곧바로 10월 시 자체 재정투융자 심사까지 완료했다. 기대했던 국·도비 420억원 지원이 사라진 상황에서 면적 축소도 없이 시비로만 추진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완공을 5개월 앞둔 지난해 6월, 감사원으로부터 지자체 투자사업으로 부적정하다는 ‘사후약방문식’ 주의를 받았다. 감사원은 “관람석을 갖춘 프로야구장 및 생활체육시설 등을 건립하는 대신 중·소규모 지역대회용 야구장을 만들면서 시 재정여건, 시설 적정성을 고려할 때 여러 개의 야구장 동시 건립은 불필요하다”면서 “시는 야구장 적정 면적을 제외한 부지 활용 계획을 안 세우고 면적 축소 없이 토지 매입을 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시가 자체 투융자심사 당시 재원조달 능력을 부풀려 보고한 사실도 밝혀냈다. 2010년, 2011년 실제 사용된 체육시설 예산보다 120억원씩 과다 산정해 투융자 심사를 통과했다는 것이다.

시 체육교육과는 천안야구장 건설 의혹에도 불구하고 ‘사업 완결’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올해까지 보상비와 공사비(37억원)로 총 583억원이 투자됐다”면서 “향후 197억원을 더 들여 국제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관람석·본부동 시설과 잔디 식재, 전광판 설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비 780억원이 전액 투자되는 시점에는 국제대회 수용이 가능한 수준에 이를 것이란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완공된 천안 삼용동의 천안야구장. 토지 보상비만 시 예산 500여억원이 쓰여져 과다하게 투자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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