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공명선거 질서 속에 꽃 피우길
지방선거, 공명선거 질서 속에 꽃 피우길
  • 천성수 <괴산군선거관리위원회 공정선거지원단원> 
  • 승인 2014.05.2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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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천성수 <괴산군선거관리위원회 공정선거지원단원> 

작년 늦가을 무렵 공정선거지원단으로 첫 출근을 하던 때가 아련히 기억난다. 그 때만 해도 막연히 ‘앞으로 불법선거운동을 잘 감시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그렇게 막상 현장에서 예방·단속활동을 해보니 불법선거운동을 사라지도록 한다는 것이, 공명선거를 정착시킨다는 것이 어느 한 쪽의 노력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고, 한 사람의 유권자로서도 다시 한 번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시간이 되었다.

선거운동현장의 일선에 있다 보면 관심 없이 버려지는 명함들이나 유권자들의 냉담한 표정을 자주 접하게 된다. 공정선거지원단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내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나 또한 그 전까지만 해도 단순히 ‘후보자들이 잘 해야 뽑아주지’라는 생각을 주로 했었던 것 같으니까.

하지만 이젠 유권자의 태도변화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뽑아줄만한 사람이 없어서 혹은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 등 다양한 이유로 일부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을 외면하고 투표의 권리를 포기한다.

그러나 후보자들이 아무리 좋은 정책과 공약을 얘기한다 한들 봐 주는 유권자, 들어주는 유권자가 없다면 그들의 외침은 허공 속의 메아리에 불과하다. 유권자가 선거에 관심을 가질 때, 후보자들의 됨됨이를 판단하고 정책과 공약을 매의 눈으로 바라볼 때, 그리하여 그 결과가 투표로 나타날 때 후보자들은 더 좋은 공약, 더 훌륭한 정책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비로소 선거라는 퍼즐이 완성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후보자의 정책중심 선거로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은 필수조건이다. 선거는 각 후보자들이 공약과 진실성, 능력을 검증받고 경쟁하는 환경 속에 이루어져야 하며, 후보자는 그 세계의 질서를 지키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여야 한다. 정책과 공약이 아닌, 유권자를 돈으로 매수하거나 다른 후보자를 비방하는 등 선거의 질서를 어지럽힌다면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하늘의 도리는 공평무사(公平無私)해서 만물을 위에서 덮어 기르는데 편파(偏頗)적으로 치우치거나 기우는 일이 없으며, 땅의 도리는 공평무사해서 만물을 땅에서 받치고 안아주는데 사심이 없고, 해와 달은 사사로이 비쳐줌이 없다’라는 말이 있다.

하늘은 한낱 사사로운 감정으로 누구는 예쁘다고 덮어주고 누구는 밉다고 덮어주지 않는 게 아니며, 땅 역시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이처럼 자연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고 그 주어진 환경 속에서 들판의 초목과 동물들은 생태계의 질서를 교란하지 않는 방식으로 생존의 경쟁을 한다. 사람과 선거도 마찬가지여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경쟁의 참여자들은 정책과 공약으로 승부할 때, 그 경쟁을 지켜보며 선택하는 유권자는 정책과 공약을 보고 투표에 참여할 때 선거는 공명정대라는 질서 속에 성공적으로 치러질 것이고, 성공적으로 치러진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표자가 우리 사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것이다.

2014년 6월 4일 실시되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로서 또는 유권자로서 해야 할 일을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작은 시간을 가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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