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장, 인사남발… 오명 남기려나
천안시장, 인사남발… 오명 남기려나
  • 조한필 기자
  • 승인 2014.03.0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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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1~2개월 간격 대규모 인사조치 행보
천안문화재단 본부장 전격 사표… 공모 진행중

모 국장 내정설에 "가는 시장이 갈등조장" 비난

3선 제한으로 6월 말 물러나는 성무용 천안시장이 ‘막판 인사 남발 시장’이란 오명을 얻을 조짐이다. 성 시장은 퇴임이 임박한 올해 1~2개월 간격으로 세번의 대규모 인사를 단행할 태세다.

시는 1월 초 정기 인사에 이어 3월 5일 서기관 2명, 사무관 3명 등 승진자 57명을 포함한 108명의 인사를 단행했는데 이 인사가 끝이 아닐 가능성이 커졌다.

성 시장의 마지막 인사 기회는 조직개편으로 최근 물의를 빚는 천안문화재단(이사장 천안시장)이 제공했다.

문화재단은 7일 임기가 2개월 이상 남은 박윤근 본부장(전 천안 부시장)의 후임을 뽑기 위한 공모를 재단 홈페이지에 띄웠다. 박 본부장이 이틀 전 사표를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런데 이는 새 시장이 부임하기 전, 국장급 시 간부를 본부장 자리로 보내려는 사전 포석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공무원 출신 본부장이 또 배출될 경우 천안시는 오는 4월 초 또 한명의 서기관 승진과 이에 따른 사무관 승진 및 전보 인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천안시가 12년만에 시장이 바뀌는 시점에 때아닌 인사 풍년을 맞고 있다.

한 시의원은 “박 본부장이 중병에 걸린 것도 아니고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것도 아닌데 성급하게 사표를 낸 게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며칠 전부터 모 국장이 본부장 자리에 간다는 소문이 돌더니 또 시가 공무원 낙하산 인사 기회를 만든 것 같다”고 개탄했다.

재단은 본부장 사표 제출에 대한 발표 없이 공모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공무원 내정 의혹을 짙게 하고 있다. 서류전형, 면접을 거쳐 합격자를 발표(25일)하는 데 20일이 채 걸리지 않는다.

조강석 시의원은 “박 본부장 임기 만료(5월 14일)는 새 시장 부임이 1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시점으로, 그때 공모를 진행하면 비난이 쏟아질까 봐 서둘러 교체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성 시장이 물러나는 마당에 시와 재단에 갈등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상 징후는 지난 4일 이미 감지됐다. 성 시장이 충남도지사 출마 포기를 밝히려 시청 브리핑실을 들른 때였다. 이 날 발표가 예고된 시 인사와 관련해 “임기 만료 전 또 인사가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인사 요인이 있으면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인사 발표에 나선 시 간부도 “문화재단 본부장이 사표를 낸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럴 경우 현직 공무원이 응모해 퇴직하면 자연히 후속 인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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