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숙자기자의 이야기 있는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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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9.2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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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만나는 가을 9월
아파트 담장 옆으로

가을제비꽃 씨앗을 품었습니다.

봄과 제비를 생각하면

가을제비꽃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지만,

제비꽃은 봄부터 가을까지

피고 지고, 지고 피길 반복합니다.

다만 조건이 맞지 않을 때는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게 꽃을 피우는

폐쇄화로 씨앗을 맺습니다.

허리를 낮춰보세요.

야무진 모습으로 날아오르려는

가을제비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늘도 마다 않고 잘자라는

언뜻 보면 개망초인가 싶은데

꽃차례가 소복하고 잔털이 나 있는

털쑥부쟁이꽃입니다.

흰 꽃빛과 가녀린 몸짓은

살랑, 잔바람이 불어와도

줄기가 활처럼 휘어져 흔들립니다.

그래서인가요,

바라보는 이도 애잔하게 만드는

가을 꽃입니다.



입안을 까맣게 물들이며 먹었던

까마중 열매는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합니다.

키가 작아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욕심은 얼마나 큰지요.

가지마다 동글동글

여러 개 열매 달아놓고도

열매 속엔 또 얼마나 많은 씨앗을

숨겨 놓았는지,

알고 보면 욕심쟁이랍니다.



흔하디 흔한 가을코스모스입니다.

가을하면 연상될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습니다.

사람도 때와 장소에 따라 달라 보이듯

꽃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아파트 화단에서 만난 코스모스

단단한 콘크리트 벽도

부드럽게 보이게 하는 걸 보면 말입니다.

넉넉한 품새를 만들어주며

가만가만 내어주는 가을 꽃자리

햇살 따라 계절 따라 깊어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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