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구하는‘소방차 길 터주기’
생명을 구하는‘소방차 길 터주기’
  • 윤병길 <증평소방서>
  • 승인 2014.02.1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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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윤병길 <증평소방서>

지난해부터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대원들의 노고와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심장이 뛴다’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다.

며칠 전 방송된 내용은 오른쪽 다리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한 여성 환자를 병원으로 긴급 이송하는 장면이었다.

절단 환자의 골든타임은 6시간. 이미 전남에서 서울로 헬기로 이송하는 동안 5시간을 소모하였기에 시간은 더욱 절박했다. 하지만 꽉 막힌 도로의 차들은 구급차에 길을 내주지 않았고 11km를 달리는데 30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결국 연예인인 출연자는 마이크를 들고 앞을 가로막은 차량들에 “응급환자입니다”라며 비켜달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도로의 차량들은 길을 양보하기는커녕 끼어들기를 시도하는 차량들도 다수 보였다.

도로의 운전자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구급차에게 길을 내주지 않았다.

결국 환자는 병원에 도착한 직후 겨우 수술을 시도했지만 오랜 시간이 지체된 탓에 경과는 좋지 않다고 했다.

출연자는 방송 마지막 부분 인터뷰에서 “쓸쓸하면서도 비정한 도시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화재, 구조구급 현장을 눈앞에 두고도 차량이 진입하지 못해 화마 등으로 인해 인명과 재산피해가 종종 발생한다.

소방통로 확보의 중요성은 누구보다도 직접 피해를 당한 시민들이 더욱 절실히 알 것이다.

예전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많은 변화가 있다고 하지만 아직도 남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반도로부터 주택가와 아파트 진입로, 골목길, 상가 및 시장 등 주차는 내 자신은 물론 이웃의 생명과 재산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현재 소방서에서는 소방차량 길 터주기와 관련해 캠페인 및 교육, 훈련 등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으나 현실 속의 도로에서는 소방차량의 사이렌 소리에도 꿋꿋하게 그대로 길을 막고 있는 차량들로 가득 차 있다.

이 방송을 본 시민들은 소방차가 사이렌을 울릴 때엔 ‘길을 비켜줘야겠구나’ 라고 생각은 할 것이다.

하지만 막상 소방차 길 터주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를 잘 모르는 운전자 또한 많은 것 같다.

일방통행로에서는 우측 가장자리에 일시정지를 하면 되고 편도 1차선 도로에선 우측 가장자리로 최대한 진로를 양보하여 운전, 또는 일시정지를 하면 된다.

편도 2차선 도로에선 긴급차량은 1차선으로 진행하며 일반차량들은 2차선으로 양보운전을 한다.

편도 3차선 이상도로는 긴급차량은 2차선으로 진행하며 일반차량은 1차선 및 3차선으로 양보운전을 한다. 교차로 또는 그 부근에서는 교차로를 피해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에 일시 정지를 하면 된다.

사이렌을 울리며 달리고 있는 119구급차에 내 소중한 부모님, 형제,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딸이 타고 있다고 생각하면 길 터주기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소방차 길 터주기는 무엇보다 내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나의 작은 양보에서부터 시작된다.

방송 속 출연자의 비켜달라는 그 외침은 단순히 현장에서 앞을 가로막은 차량들에게 외치는 소리가 아닌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소리임을 인식해야 한다. 모두가 반성하고 생명을 구하는 소방차 길 터주기를 적극 실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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