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이 뭐에요?
융합이 뭐에요?
  • 김민주 교사 (충북과학고)
  • 승인 2014.01.0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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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김민주 교사 (충북과학고)

요즘 어떤 자동차 회사의 TV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카피이다.

“융합이 뭐예요?” 글쎄 융합이 무얼까? 과학교육에서도 최고의 관심사는 융합과학이 아닐 수 없다. 융합과학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융합과학은 2010년 빌게이츠나 스티브잡스 같은 창의적인 인재를 기르기 위해 도입된 교과목이다.

최신의 과학을 접하여 학생들에게 과학도로서의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어 도입된 교과로,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을 벗어나 전 학년으로 도입하기 위해 STEAM이라는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 수학(MATH)의 범주를 하나로 묶어 가르치는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이 등장한 것도 이때쯤이다.

필자도 STEAM교육에 관심이 있어 STEAM프로그램을 연구 개발하기도 했지만, 아직은 목표에 부합하는 STEAM프로그램이 개발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한국과학창의재단 및 교육부에서도 STEAM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여러 가지 연구 활동에 많은 돈을 지원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지만 학교 현장에 있는 교사들의 생각을 변화시킬 만큼의 매력적인 프로그램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이번 칼럼을 준비하면서 STEA M프로그램이 학생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오랜 시간 동안 고민을 해 보았다.

필자는 STEAM프로그램이 잘 비벼진 비빔밥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비빔밥은 다양한 야채와 채소로 이뤄진 나물이나 고기, 참기름을 적절하게 섞어 비빈 우리의 음식이다. 비빔밥이 완성되기 전에는 모든 나물과 반찬들이 각기 따로 있지만 이것이 한 그릇에 정성스럽게 담겨지고, 먹는 사람의 기호에 맞게 조절되어 비비는 사람마다 맛이 다른 것 또한 특징이다.

이런 비빔밥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창의적인 발상인 것이다. 만약 어떤 외국인에게 잘 비벼진 비빔밥을 제공해 준다면 이를 받아든 외국인은 비빔밥의 특징이나 그 고유의 정서를 알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STEAM프로그램은 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을 적절히 사용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을 잘 비벼 학생들에게 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럼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바람직한 교육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기초를 단단히 다지는 것이라 생각된다. 맛있는 나물, 밥, 참기름이 모두 잘 준비되어 있다면 맛있는 비빔밥이 완성되겠지만 만약 밥이 상했거나 참기름이 없다면 맛있는 비빔밥은 완성되기 어렵다. 교육환경에서도 융합된 무언가를 가르치기 보단 융합시킬 무언가를 가르쳐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개성에 맞게 융합해야 창의적인 창조물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기초를 다지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너무 성과 위주로 돌아가고 있고 그 성과의 결과가 매우 늦은 교육환경에도 적용되는 것이 아쉽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듯 과학기술의 힘은 기초과학에 있고 창의적인 힘은 기초과학이 튼튼해져야 가능할 것이다. 너무 서두르지 말고 기초부터 다지는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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