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에 물들다
동화에 물들다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3.12.25 19: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형조각가 한명철의 손바닥 동화-길우물 이야기
한명철 <인형조각가>

이층 계단을 오르는곳 위에 긴나무 선반이 있습니다. 집을 지을 때 가구 공장하는 동생에게 부탁해 만든 것인데요.

제가 만드는 인형을 위한 용도로 쓰기 위한 것이여서 여섯개 정도의 인형이 그곳에서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구름을 꼬리에 달고 있는 반장 유니콘이 시크하게 앞다리를 꺾고 서 있는 앞에 오래 전 충북대 뒷산에서 구한 단풍나무로 만든 산돼지가 뒷다리를 들고 꺼꾸로 서기를 하는 모습이 있습니다. 내게 목각을 배운 분들 중에 동화작가 몇분이 계셨는데 덕분에 나도 자연스레 동화에 물들었습니다.

그 인연으로 인형마다 이야기를 담아야한다는 생각으로 연출한 것이지요. 이제는 인형을 만들기전부터 그런 요소가 자리를 잡을 정도입니다. 그러다보니 인형마다 주렁주렁 훈장처럼 달려있어 재미있는 인형들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고맙고 근사한것인지 실감합니다. 춘향전, 홍길동전 하나가 만들어내는 무수한 이야기가 시공을 넘나드는 또다른 이야기를 만들고 전설처럼 되어 버리는 것을 볼수 있는 것처럼 스토리 텔러의 중요성이 점점 자라 나는걸 느낍니다.

영국의 한 지역에 떠도는 이야기가 “헤리포터”로 전세계인의 찬사와 사랑을 받고, 평범한 아줌마가 세계적 스타작가가 된것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유니콘 뒤에는 호랑이 한마리가 무섭게 으르렁거리며 내려다 보는데 그 옆에 붉은색 옷을 입은 여자가 서 있습니다. 호랑이가 꼼짝 못하는“걸”(girl)입니다. 그것 만으로도 무수한 이야기가 안개처럼 피어 오릅니다. 내가 동화에 물드는 이유를 이해 하시겠지요? 동화를 어린이만 좋아 하는것이라는 편견이 있다면 멀리 던져 버리세요! 동화에 물 들어 보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