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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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대헌 <에세이스트>
  • 승인 2013.11.03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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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헌의 행복칸타타
강대헌 <에세이스트>

1.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항상 푸른 잎새로 살아가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언제나 바람으로 스쳐 만나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 밤하늘의 별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온갖 유혹과 폭력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제 갈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의연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언제나 마음을 하늘로 열고 사는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오늘 거친 삶의 벌판에서 언제나 청순한 사람으로 사는 사슴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모든 삶의 굴레 속에서도 비굴하지 않고 화해와 평화스런 얼굴로 살아가는 그런 세상의 사람을 만나고 싶다/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서 나도 그런 아름다운 마음으로 살고 싶다/아침햇살에 투명한 이슬로 반짝이는 사람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온화한 미소로 마음이 편안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결코 화려하지도 투박하지도 않으면서 소박한 삶의 모습으로 오늘 제 삶의 갈 길을 묵묵히 가는 그런 사람의 아름다운 마음 하나 고이 간직하고 싶다”

롱펠로우(H. W. Longfellow)의 시입니다.

처음부터 아름답지 않은 것은 없지요. 그렇지 않은가요? 언제부턴가 처음에 먹은 마음을 잃게 되고, 눈먼 욕심에 이리저리 휘둘리게 되면서 마음의 모양이 일그러지게 되는 것 같군요. 무엇을 담아도 그르치는 일이 없는 마음의 그릇을 지닌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2.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국수가 먹고 싶다//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길거리에 나서면/고향 장거리 길로/소 팔고 돌아오듯/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국수가 먹고 싶다//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어느 곳에선가/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마을의 문들은 닫히고/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눈물자국 때문에/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의 시입니다.

아직은 밥보다는 국수가 값이 싸긴 하지만, 국수도 국수 나름이 아닐까요. 상이 넘치도록 진미(珍味)를 차려 놓은 잔칫집에 가서도 국수를 먹지 않으면 허전한 기분이 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답답한 속이라도 다스리고 싶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시원한 국물로 말은 국수를 뚝딱 먹고 싶습니다.

3. 떠나고 싶다

소크라테스(Socrates)는 “떠날 때가 되었으니, 이제 각자의 길을 가자. 나는 죽기 위해서, 당신들은 살기 위해. 어느 편이 더 좋은 지는 오직 신만이 알 뿐이다.(The hour of departure has arrived, and we go our ways ― I to die, and you to live. Which is better God only knows.)”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세상의 온갖 부귀영화를 누렸던 솔로몬은 ‘모든 것이 헛되다’라는 말도 했습니다. 아등바등 구차하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면, 잠언(箴言)처럼 꺼내들 게 되는 말입니다.

잠잠히 떠날 때를 알고, 가야만 할 길을 가야 하겠지요. 할 수 있는 대로 행복한 여정(旅程)으로 마치고 싶군요. 말할 수 없는 서정(抒情)이 가득히 채워지는 이 가을에, 바람에 몸을 맡기는 낙엽 따라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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