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 사람이 살아가는 길은
스물여섯, 사람이 살아가는 길은
  • 김태종 <삶터교회목사·생태교육연구소 터 소장>
  • 승인 2013.10.16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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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종의 함께 읽는 도덕경-땅에서 듣는 하늘의 노래
김태종 <삶터교회목사·생태교육연구소 터 소장>

有物混成(유물혼성)이니 先天地生(선천지생)이라 寂兮(적혜)하고 寥兮(요혜)하니 獨立而不改(독립이불개)하며 周行而不殆(주행이불태)하니 可以爲天下母(가이위천하모)니라.

吾不知其名(오부지기명)이니 字之曰道(자지왈도)요 强爲之名曰大(강위지명왈대)라.

大曰逝(대왈서)하고 逝曰遠(서왈원)하고 遠曰反(원왈반)이니, 故(고)로 道大(도대)하고 天大(천대)하며 地大(지대)하고 王亦大(왕역대)니 域中有四大(역중유사대)로되 而王居其一焉(이왕거기일언)이라.

人法地(인법지)하고 地法天(지법천)하고 天法道(천법도)로되 道法(도법)은 自然(자연)이니라.

 

- 존재하는 것은 혼돈이 이루었으니 (그 혼돈은) 세상 모든 것보다 먼저 존재하고 있었다. (혼돈은) 고요하고 또 고요하나 홀로 있어도 뒤바꿈이 없고 두루 움직인다 하더라도 위태롭지 않아서 넉넉히 천하의 어머니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그 적절한 이름을 알 수 없지만 이름을 붙인다면 도라고 할 것이고, 좀 억지스러운 이름을 붙인다면 위대함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러므로 도는 위대하고 하늘 또한 그러하며, 땅도 사람 역시 그렇게 위대한 것이다, 존재의 세계에 큰 것이 넷 있으니 사람이 살고 있는 환경 또한 그 중 하나이다./ 사람의 길은 땅에 있고, 땅의 길은 하늘에 있으며, 하늘의 길이 곧 도라고 할 수 있는데, 도의 길은 자연 바로 그 자체이다.

 

역시 약간의 의역을 해 보았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有物)을 이룬 것이 혼돈(混)이라는 것은 동서가 함께 동의하는 세상의 기원이며, 그것은 형태는 없고 성격만 있다고 보는 것이 寂兮寥兮(적혜요혜)라는 표현, 홀로 있어도 그 성격이 바뀔 것이 없고 두루 움직여도 결코 훼손됨이 없는 그것이야말로 존재하는 모든 것의 어머니라고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누구도 그 정확한 이름을 말할 수 없지만 본명 이외의 또 다른 이름으로라도 부르자면 道(도)라고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구체화시킨다면 위대함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래서 도는 위대하고 하늘이나 땅, 그리고 사람 역시 위대하다는 겁니다.

어떤 이들은 여기에 王(왕)이라는 글자를 그대로 ‘임금’이라고 번역을 하지만, 뒤에 이어 나오는 내용으로 볼 때 ‘임금’보다는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여 그렇게 번역을 했는데, 다른 이도 그렇게 번역한 것이 있음을 보고 내가 번역했던 것이 엉뚱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존재 자체도 대단하지만 그 존재가 디디고 있는 땅, 곧 환경도 그 존재와 같은 무게를 갖는다는 말은 참신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人法地地法天天法道道法自然(인법지지법천천법도도법자연)은 도덕경이 말하는 ‘배워야 할 삶의 모습’이 자연 안에 있는, 그리하여 자연이야말로 최고의 스승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구절입니다.

이 장은 존재의 근원을 설명하면서 지금까지 막연하게 말하던 道(도)의 성격에 대해서 비교적 구체적인 설명을 하는데, 도나 하늘, 땅과 사람, 그리고 사람이 딛고 있는 땅을 포함한 모든 것을 위대하다고 하는 말에서 존재를 대하는 옛늙은이의 태도가 어떤 것이었는지를 알아 볼 수 있으니, 그 가르침 안에서 살아간다면 사람의 삶이 그만큼 넉넉하고 아름다울 수밖에 없으니 그것이 제대로 된 삶이 아니겠느냐는 말로 오늘 이야기를 이쯤에서 줄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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