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번 도지사는 이런 사람이면 좋겠다
다음번 도지사는 이런 사람이면 좋겠다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3.09.26 1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말에… 一筆
엊그제 KBS청주방송총국이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충북도지사 가상 대결을 여론조사로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사람들이 주목한 것은 그동안 갖은 억측들로만 나돌던 것을 여론조사라는 기제를 통해 처음으로 수치화 했다는 점인데, 때가 때인지라 시중에 많은 얘기를 제공했다.

결과는 재선도전이 확실한 현 이시종 지사가 다른 예비후보들을 월등히 앞서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이를 정치 혹은 선거 역학적으로 들여다보면 참으로 흥미로운 면이 많다. 우선 이기용(충북도교육감), 서규용(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한대수(전 청주시장) 등 지금으로선 유력대항마들이 공교롭게도 모두 이시종 지사에게 20%p 내외로 뒤지는 것으로 나왔다는 점이다. 이러한 결과는 양측 모두에게 분명한 호불호를 안길 수가 없다.

이 지사로서도 당연히 만족하지 못할테고 그렇다고 나머지 세 사람 모두 쾌재를 부르기엔 아직 이르다. 굳이 타 시도의 사례 즉 잘 나가는 현직 시도지사가 상대를 더블스코어로 앞서는 것을 적시하지 않더라도 이번 지지도 결과는 이 지사로선 당연히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

이·서·한 세 사람도 마찬가지다. 어떤 선거든 초기의 가상대결에서 20%p 정도로 벌어진다면 막판 대역전이 아니고선 뒤집기가 어렵다.

더군다나 앞으로 공천과 정국문제 등 상황변화에 따른 무수한 변수가 돌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욕심은 가지만 그렇다고 섣부른 판단을 내릴 수는 없는 것이다.

특히 이기용 교육감의 경우 이번 여론조사 결과만 가지고도 이미 시중에선 숱한 말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출마냐, 아니냐는 틀에서만 관심을 촉발시켰지만 이젠 100% 출마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강력한 대항마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본인의 최근 행보 또한 당연히 출마를 결심했다고 여겨질 정도로 가히 전방위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첫 공식적인 지지도가 이시종 지사와 17%p 차이로 나타났다면 본인의 선택은 앞으로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젠 더 구체적으로 의욕을 가질 수도 있고 반대로 고상한 교육행정가가 승냥이들(?)이 판치는 정치판에 뛰어들어 휘둘릴 것이 부담된다면 지금까지의 명예를 소중히 하는 선으로 그칠 수도 있다. 아닌게 아니라 지금 그의 측근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교육의 ‘정직한 법칙’이 정치의 ‘정글의 법칙’에 과연 얼마나 적응하고 또 살아남느냐는 것이다.

누가 차기 도지사가 되든 이것만은 확실하게 갖췄으면 한다. 행정과 관리의 달인도 좋고, 언제라도 통할 수 있는 전국구 인맥을 자랑하는 것도 다 좋다. 여기에다 무한 경쟁시대에 지방자치의 최고 DNA라는 경영마인드까지 겸비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다만, 지금까지의 역대 도지사를 반추해 볼 때 아쉬웠던 것이 늘 있었음을 도민들은 기억하고 있고, 때문에 다음번 도지사는 이를 충족시키는 인물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숨길 수가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중앙정치무대에 중량감있는 지사, 우직한 지사, 실력있고 세련된 지사, 날렵하고 기민한 지사, 성실하고 정직한 지사 등을 모두 경험했지만 이런 스타일은 아직 접하지 못했다.

다름 아닌 선이 굵은 사람, 정치력에 있어 자신의 조직과 측근만이 아니라 정적까지도 흡인할 수 있는 통큰 사람, 그렇지만 부당함에 대해선 논리보다도 투쟁을 외칠 수 있는 사람,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작은 신의를 더 소중히 하는 사람, 직책이 아닌 감동으로 자발적인 동조자들을 떼로 몰고 다닐 수 있는 사람, 여기에 한 가지를 더 한다면 다른 사람과의 약속에 직책으로 대하지 말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 그리하여 한번 약속을 절대로 허투루 하지 않는 사람, 그런 도지사가 나왔으면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기껏 청주·청원 통합을 해놓고도 정부까지 나서 철통같이 약속한 국고지원을 한푼도 못 받는 작금의 허망한 사태, 아니 배알이 꼴리는 수모를 앞으로는 절대로 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 이시종 지사가 재선돼 이 같은 사람으로 다시 도민들한테 나설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사람이 이렇듯 무장해 간택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출마는 자유라지만 선택은 냉정하다는 사실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