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 현충일은 아주 특별한 날이었다. 왜냐하면 아빠 생신에다 사촌 동생인 진영이의 백일이었기 때문이다. 엄마께서는 진영이의 백일을 준비하시느라 바쁘셨다. 아빠 생신인 것도 까맣게 잊으셨다. 드디어 백일잔치가 열리는 곳으로 갔다.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삼촌 친구들도 오셨다. 이모 친구들도 많이 오셨다. 나는 오늘의 주인공인 사촌 동생 진영이를 안고 사진도 찍었고, 우유도 먹였고, 안아도 주었다. '이렇게 귀여운 아기가 내 사촌 동생이라니 정말 행복해. 만약 친 동생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아빠께서는 아무도 자신의 생일을 몰라줘 섭섭한 표정이었다. 내가 미역국만 끓일 수 있다면 나라도 끓여 드릴 수 있을 텐데. 다음 생신 때에도 엄마께서 기억하시지 못한다면 내가 꼭 말씀드릴 것이다.
진영이의 백일은 모두들 즐거워하는 가운데 끝났다. 가는 길에 진영이는 배가고픈지 막 울었다. 오빠가 달래려고 애를 썼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자 오빠는 진영이에게 쭉쭉이를 물려주었다. 그랬더니 울지 않았다.
저작권자 © 충청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