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가로수
  • 한명철 <인형조각가>
  • 승인 2013.07.16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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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조각가 한명철의 손바닥 동화-길우물 이야기
한명철 <인형조각가>

나무를 깎는 사람이라 그런지 어디를 가든 나무를 자세히 봅니다. 특히 여행 중 가장 눈에 띄는 가로수는 도시마다 특성이 있습니다.

중국 둔황은 우리나라 옛날 신작로에 많았던 미루나무가 흙길 옆에 높이 자라고 있어 반가웠구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는 흰 라일락 가로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키도 나지막하게 키워 시야를 가리지도 않았구요, 땅이 넓어 그런지 가운데에 나무를 심었더군요.

파리 에펠탑 근처에는 우리 눈에 익숙한 보랏빛으로 꽃 핀 오동나무가 2차로 양쪽에 심겨져 있어 눈이 즐거웠습니다. 세느 강변의 해병대 머리처럼 깎아 놓은 마로니에도 그 사이로 보이는 오래된 건물과 어울려 초현실주의 그림처럼 신비로웠습니다.

물론 그 흔한 플라타너스 길도 보여 그들의 다양한 “똘레랑스” 정신을 가로수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로마 테르미니역 앞의 자귀나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것도 광장 가득히 심겨져 있어 특이한 풍경으로 기억됩니다. 물론 시골 길에 심어진 그 유명한 이태리 소나무길도 또 우리에게 친숙한 이태리포플러길도 반가웠습니다.

피사의 사탑으로 유명한 피사의 가로수는 버드나무와 복숭아가 합쳐졌다는 핑크빛 유도화여서 더운 여름날 강렬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특히 밀라노에 갔을 때 길 옆 아주 무성하고 큰 나무를 올려다보았더니 뽕나무여서 실크로드 종착점을 실감케 했습니다. 피지에서 본 야자나무 가로수도 그 이국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팝나무 가로수나 남도의 나무백일홍도 참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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