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탈당하겠다면 조건이 하나 더 있다!
꼭 탈당하겠다면 조건이 하나 더 있다!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3.07.0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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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을 탈당한 정상혁 보은군수는 정당공천 폐지를 명분으로 들었다.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참으로 용기있는 행위다.

정당공천 폐지는 지난 대선에서 여야 후보가 똑같이 공약한 사안인데도 슬그머니 유야무야 되고 있는 현실에서 정 군수의 탈당은 우리로선 눈이 번쩍 뜨이는 결단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한가지가 아쉽다. 그가 정당공천의 폐지를 외치고 나왔다면 당연히 “앞으로도 절대 정당에 가지 않겠다”는 정도의 선언적 약속은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그 진정성을 믿을 수 있다.

아직 늦지 않다. 공천의 폐해를 적시하며 당을 박차고 나온 이상 다른 정당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결별을 고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정상혁 군수는 아마도 우리나라 정치문화 쇄신의 전사(戰士) 쯤으로 후대에 기록될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탈당과 당적 이동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보나마나 지지도가 떨어지거나 회복의 기미가 없는 정당 소속의 인물들일 것이다. 어차피 선거출마는 당선이 목적이고 때문에 그들의 고민을 마냥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전국의 기초자치단체장과 의원들이 줄기차게 공천 폐지를 요구한 이상 앞으로 탈당이라는 행위엔 이에 따른 책임감과 믿음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거창하게 공천폐지를 내세워 이 쪽에서 탈당했다가 선거 때 다시 저쪽으로 들어간다면 이는 그동안 국민과 자신의 선거구민들을 기망한 사기행위이나 다름없다.

사실 이제까지는 정당공천 폐지를 놓고 쉽게 기득권을 버리지 못하는 정치권 특히 국회의원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지만 앞으로는 안 그렇다는 것이다. 오히려 지금부터는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현역은 물론이고 잠재적 예비후보들에게 그 책임이 더 요구될 수 밖에 없다. 스스로가 공천을 거부할 때만이 그동안 그들이 주창해 온 것이 진정 진심이었음을 국민들이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부터 탈당하겠다는 사람들은 “다른 정당도 안 가겠다”는, 이 한가지를 더 공개적으로 약속하길 바란다. 이를 꺼린다면 우리로선 그 저의를 의심할 수 밖에 없고 결국 그들도 똑같은 ‘정치꾼’이라고 치부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에선 이런 사람들부터 심판할 필요가 있다.

정작 우리가 바라는 것은 당이 어렵다고 떠나기 보다는 그럴 때일 수록 혼자라도 끝까지 남겠다는 근성과 신의다. 정치에선 결국 이러한 일관된 자세가 빛을 보게 되고 또 그래야 나라가 됐건 자치단체, 혹은 지역사회가 됐건 제대로 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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