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각보 프로젝트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각보 프로젝트
  • 정규호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총괄부장>
  • 승인 2013.05.30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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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정규호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총괄부장>

6월이 되면 지금보다 더 더위는 극성을 부릴 것입니다. 그러나 그 무더위보다 더 몸과 마음이 뜨거워지는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나를 비롯해 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준비하는 젊은 일꾼들일 겁니다.

오는 9월 11일부터 10월 20일까지 40일 동안 옛 연초제조창 일원에서 열리는 올해 비엔날레는 어느덧 여덟번째를 맞이합니다.

1999년부터 시작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그동안 착실하게 성장을 거듭하면서 세계 공예인들의 주목을 받고있습니다.

도자와 금속, 섬유, 목칠,기타 등 공예의 대표적 5개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지구촌 유일의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이러한 성장을 통해 늘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 왔습니다.

지난 2011비엔날레는 옛연초제조창으로 장소를 바꿔 아트 팩토리라는 개념을 적용하면서 공장으로 사용되었던 곳을 풍성한 문화와 예술적 가치를 지닌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시키면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올해 열리는 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이같은 비엔날레의 역사적 진화 과정을 토대로 ‘익숙함, 그리고 새로움(Something Old, Something New)’을 주제로 정했습니다.

산업화시대 청주의 주요 먹거리 가운데 하나였던 담배공장의 화려했던 익숙함은 이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상설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수장보존센터(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원)라는 한국의 대표적 문화 예술 공간이라는 새로움으로 해석됩니다.

그리고 창조적 열정으로 추구되는 세상의 모든 새로운 것들이 탄생된 이후 오랜 세월을 거쳐 익숙하게 될 무렵 다시 더 새로움으로 진화되는 역사적 순환의 의미가 이번 비엔날레 주제 ‘익숙함 그리고 새로움’에 담겨있기도 합니다.

다시말해 익숙할대로 익숙해져 진부하게 느껴질 경우 거듭 새로움을 추구하는 인류의 진보적 정신을 주제속에 고스란히 담은 것입니다.

그런 주제를 바탕으로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적극적인 시민의 참여가 이루어지는 거버넌스형 예술 작품의 탄생이 또 하나의 핵심 이슈로 등장할 것입니다.

5층건물인데도 높이가 무려 32m에 달하는 옛연초제조창 건물 100여m를 거대한 조각보로 감싸는 시민들의 수고와 정성이 고스란히 담기는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조각보 프로젝트 입니다.

조각보프로젝트는 한국 전통 보자기 모양을 폐현수막으로 만들어 낡은 공장 건물을 예술적 가치로 새롭게 단장하는 것으로, 거기에는 녹색수도 청주와 공예가 환상적으로 만나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이번 비엔날레의 랜드마크로 기억될 조각보프로젝트는 도심의 미관을 해치는 폐현수막을 수거해 조각조각 재단하고, 이를 다시 시민들의 소중한 손길로 한땀한땀 바느질하는 정성의 모듬이 절실합니다.

초대형 설치미술품이 될 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각보프로젝트는 물론 지구촌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동안 몇몇 나라에서 진행된 초대형 설치 미술작품들이 대체로 작가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과는 달리 사상 처음으로 평범한 시민들의 손에 의해 정성껏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역사상 기념비적 사건이 되기에 충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극히 평범한 우리가 예술 작품을 대하는 것은 거의 대부분이 완성된 결과물입니다. 강렬한 아우라가 느껴지는 거장들의 명작일지라도 우리는 그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그 열정속에 녹아있는 작가의 고뇌와 번민을 잘 알지 못합니다.

우리는 감히 이번 비엔날레의 조각보프로젝트를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새로운 시도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작품을 그저 관조하는 수동적 감상의 세계를 평범한 시민의 정성과 수고, 그 아름다운 손길을 직접 만들면서 도심의 흉물일 수 있는 낡은 현수막에 예술혼을 불어 넣는 일. 상상만으로도 감동이 아닐까요.

어떻습니까? 그 낡은 험겊 조각조각에 공예비엔날레가 열리는 자랑스러운 도시 청주의 열정을 담는 조각보프로젝트에 참여해 과정조차도 아름다운 예술세계에 흠뻑 빠져 보시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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