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가치가 분명한 장교 돼야
핵심가치가 분명한 장교 돼야
  • 박병찬 <안보 칼럼니스트>
  • 승인 2013.03.13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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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안보 칼럼니스트>

지난 8일 계룡대에서 2013년 장교합동임관식이 있었다. 5783명의 신임장교가 탄생했다. 모두다 소정의 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새내기 장교들이다. 양주희 소위 등 8명은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단상에 올라 군통수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상과 계급장을 수여받는 영광을 가졌다. 신임장교로서 최고의 순간이 되었을 것이다.

육사 수석졸업자 양 소위가 특히 주목을 받았다. 첫 여성 대통령이 첫 통수권행사에서 여성장교가 첫 대통령상을 받았다는 점 때문에, 걸어온 과정이 감동적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한다.

공개 자료에 의하면, 양 소위는 4년 전 육사 69기 생도 예비합격자였다가 꼴찌로 입교했음에도 수석 졸업했다. 우연이나 공짜가 아니었다. 과정을 보면 그렇다. 육사 생도가 된 자긍심이 강했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이었다. 매일 3~7Km를 뛰었고 새벽 1~2시까지 책을 놓지 않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고교시절부터 목표를 분명히 했다. 육사만 바라보고 입시를 준비했다. 참고서마다 육사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며 공부했다. 육사를 향한 마음이 간절했고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한 흔적이 엿보였다. 한편의 반전드라마다.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은 땀과 눈물의 결과일 것이다. 분명한 목표와 자신감, 열정과 끈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좋은 사례다.

유사한 사례도 많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 영국 수상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부패한 정치인과 결탁하고 점성술을 믿으며 두 명의 부인이 있었고 줄담배와 폭음을 즐겼다고 한다. 처칠 수상은 두 번이나 회사에서 해고된 적이 있고 정오까지 잠을 잤다고 한다. 있는 그대로 본다면 부패하고 부도덕하고 무능력한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후세에 존경받는 역사적인 인물이 됐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잘못된 생각으로 어둠의 뒷골목을 방황하거나 수렁에 빠져 허위적 댈 수 있으나 대책 없는 지난 과거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는 교훈을 주고있다. 지금까지보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모범생만 성공할 수 있는 것 또한 아니다. 모범생보다 모험가가 더 성공하는 경우가 있다. 인생에 정답도 없다. 주변을 보면 그렇다. 전쟁광 히틀러를 보면 더욱 그렇다. 금연과 절제된 음주는 물론 법을 위반하거나 불륜관계를 가져본 적이 없다는 얘기가 있으니 말이다. 겉모습보다 속마음과 생각 등 이면이 더욱 중요하다는 말이다.

5783명의 신임소위들이 장교단의 일원이 됐다. 일부 수상자들만 관심의 대상이 되는 듯해서 아쉬운 면은 있겠으나 모두 다 소중하고 듬직한 국군장교단의 일원이다. 1등이나 꼴찌 등 순위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까지다. 더 이상은 의미가 없다. 오늘의 승자가 반드시 내일의 승자가 되는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같은 계급으로 동시에 출발선을 통과했다. 이제 어떤 생각과 각오와 열정으로 어떤 목표를 향해 정진하느냐가 관건이다. 속도보다 방향 또한 중요하다. 꼴찌로 입학했으나 수석졸업한 양 소위처럼.

소위는 군의 최전선 리더다. 리더의 자질 중 으뜸은 결단력이다. 결단에는 기준이 필요하다. 기준의 핵심은 가치다. 가치는 선택과 행동의 잣대가 된다. 장교의 길은 끊임없는 선택과 행동의 연속이다. 그 선택에 따라 개인은 물론 조직과 국가의 운명이 결정된다. 군은 국가보위의 최후 보루이고 소위는 군의 최전선 보루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올바른 가치, 즉 잣대로 무장한 신뢰받는 강한 국군 정예장교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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