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대형 국책사업 '슬그머니 폐지'
충북도 대형 국책사업 '슬그머니 폐지'
  • 천영준 기자
  • 승인 2013.02.18 2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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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발굴에만 급급
검증과정 미비탓 실패

내년도 신규사업 66건

국비확보 용이 중소규모

충북도는 민선 5기 출범 후 신규사업 발굴에 힘을 쏟아 왔다. 하지만 반환점을 훌쩍 넘은 현재 대부분 추진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지어 새로 발굴한 대형 국책사업의 경우 아예 폐지됐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태양광특구 및 신발전지역,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지속사업이 결실을 맺은 것과 대조적이다.

도가 사업 발굴에만 급급해 검증 과정 등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추진한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실패를 맛본 도는 최근 내년도 신규사업을 결정했으나 국비확보가 용이한 중소규모 사업 위주로 선정했다.

◇ 대형 신규사업 슬그머니 ‘폐지’

민선 5기 출범 후 도가 발굴한 대형 신규사업들은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2년이 넘게 추진됐으나 국비 확보에 난항을 겪으며 폐지된 상태다.

해양수산문화체험관, 세계문자언어박물관, 세계수집명품박물관 등을 꼽을 수 있다. 해양수산문화체험관은 2014년까지 10만㎡ 부지에 건축 연면적 3만5000㎡ 규모의 수족관(아쿠아리움)과 생태체험관 등을 건립할 예정이었다. 총사업비가 무려 1600억원(국비+지방비)에 달한다.

세계수집명품박물관은 11만5500㎡ 부지에 연면적 5만㎡ 규모로 지어진다. 총사업비는 2850억원(국비 1000억원·도비 925억원·시비 825억원)이 소요된다. 도는 국내외 희귀 수집명품을 활용한 전국 최대의 박물관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세계문자언어박물관도 추진됐다. 이 박물관은 2014년까지 1만㎡ 부지에 480억을 투입해 조성된다. 주요 시설은 주요국 언어관, 세계 비교언어 연구센터 등이다.

이들 사업은 모두 정부 예산 확보에 실패했다. 예산이 큰 것도 문제지만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 내년도 신규사업 ‘눈에 띄는 사업’ 거의 없어

도는 최근 내년도 국비관련 신규사업 66건을 확정했다. 이들 사업 중 예비타당성 대상은 9건, 투융자 대상은 36건, 용역대상 사업은 15건이다.

문제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거나 지역발전을 획기적으로 앞당길 사업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대부분 지속사업이나 중소규모 사업에 그치고 있다.

일각에선 대형 국책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은 도가 사업 추진이 용이한 사업에 집중했다는 후문이다. 그나마 눈에 띄는 사업은 ‘TBN 충북교통방송’ 설립, 승마 레포츠타운 조성 등이 전부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민선 5기 들어 새로 발굴돼 추진된 대형 사업들이 실패한 것은 검증 과정이 미비했기 때문”이라며 “매년 국제행사에 매달리는 것도 이 같은 지적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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