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씨앗 퍼트리는 계단역할 하고파”
“나눔 씨앗 퍼트리는 계단역할 하고파”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3.02.18 2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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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사랑과 자비 봉사단장 김창호
"사랑을 실천하는데 종교는 걸림돌이 될 수 없다"

불자·가톨릭·개신교 나눔실천 모임 구성

노인 점심제공·군부대 위문공연 등 활동

나눔을 실천하는 데는 국경도 종교도 걸림돌이 되지 않는 모양이다. 가톨릭, 불교, 개신교 등 서로 다른 종교인들이 모여 조직한 아름다운 모임 사랑과 자비 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김창호 단장(64·사진·청주 광명당 귀금속 대표)은 사랑을 실천하는데 종교는 걸림돌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현재 8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사랑과 자비 봉사단에는 불자 48명, 가톨릭 16명, 개신교 16명이 활동하고 있다. 김 단장은 혼자 2000년부터 청주 운천·신봉동에서 봉사활동을 해왔다. 혼자 봉사활동을 하기보다 봉사단을 결성해 큰일을 도모하고 싶다는 마음에 2010년 종교와 관계없이 회원을 모집해 봉사단을 꾸렸다.

김 단장은 “일반사람들은 종교를 편파적이라는 생각을 하며 종교인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며 “종교인끼리 화합하고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3개 종교인이 나눔을 실천하는 모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사랑과 자비 봉사단은 지난해 청주 중앙공원에서 상반기, 하반기로 나눠 총 2000여 명의 노인들에게 점심을 제공했다. 또, 가정의 달인 5월엔 지역 독거 노인 50명을 대상으로 쌀과 라면 등 생필품을 전달했고, 매달 군부대를 방문해 자장면 점심 제공 봉사도 빼놓지 않고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청주 중앙 여고 댄스동아리 팀과 함께 군부대 위문공연을 다녀왔다.

지난해 봉사활동으로 봉사단 기금 1600만 원을 사용했다. 부족한 기금을 위해 김 단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봉사단에 1000만원을 기탁했다.

대한불교 조계종 포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 단장은 포교사라는 직책에 따른 의무감도 있지만, 인생 지표인 ‘사회에 나눔을 실천하고 동참하며 살자’는 생각을 행동에 옮겼을 뿐이라고 말한다.

유년 시절 부친을 일찍 잃고 홀어미와 살면서 그의 나이 17세에 가장이 되고 보니 세상에 안 해본 일이 없었다고 말한다.

김 단장은 “많은 재산과 학식을 물려받았다면 봉사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가난했고,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이웃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도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봉사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봉사하면서 얻는 엔도르핀, 희열감을 상상하지 못한다”며 “돈이 있다고 해서 봉사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몸과 마음이 하나로 움직여야 봉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홀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 도움을 줬던 분을 양어머니 삼아 45년 봉양하고 있다는 김 단장은, 도움을 받고서 그 은혜를 잊지 않고 사람의 도리를 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털어놨다.

김 단장은 사랑과 자비는 둘이 아니라 하나로 씨앗처럼 뿌린 만큼 거두고 베푼 만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회원들이 나눔이라는 꽃씨를 잘 퍼트릴 수 있도록 계단 역할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있다.

지난 16일 사랑과 자비 봉사단 사무실 개소식(청주시 상당구 내덕동)에서도 여러 종교인이 모인 단체임을 증명하듯 함께 기도, 미사, 법회 등이 진행됐다.

김 단장은 “뱉은 말은 책임지는 만큼 봉사단의 최종 목표는 아프리카에 우물을 파주는 일”이라며 “분열된 종교를 사랑과 자비로 단일화시켜 지역 사회에 자연의 바람처럼 따뜻한 바람을 불게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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