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S에 대한 새로운 시각
SES에 대한 새로운 시각
  • 최지연 <한국교원대학교 초등교육과 교수>
  • 승인 2013.01.24 2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지연 교수의 교육현장
최지연 <한국교원대학교 초등교육과 교수>

SES는 Socio-Economic Status의 약자로서 우리말로 바꾸어 말하면 사회 경제적 지위를 의미한다.

7,80년대에 초등학교에 다닌 사람들은 학기 초에 선생님께서 ‘집에 컬러TV있는 사람?’, ‘수세식 화장실인 사람’ 등 질문을 받아보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변화하는 사회속에서 이제는 사라진 장면이지만 사회 경제적 지위는 대학 입시 분석·학업성취도 평가 등에서 다양한 배경 변인으로 취급되며 이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사회 계층에 따라 어떠한 지원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학생의 사회 경제적 지위는 부모의 임금 수준에 따라 분류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최근 미국의 국가학업성취도평가(National Assessment of Educational Progress, NAEP)에서 학생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기로 발표했다고 하여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역시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학생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학부모의 임금 혹은 무료급식 여부 등으로 유추해왔다. 그러나 새로운 방법에 의하면 학생의 가정환경, 학교 및 지역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예정이라고 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부모의 임금이 더 이상 학생의 많은 특성을 설명해 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특히 교육학자들은 그동안 정부가 무료급식 대상자를 위기학생, 저소득층 학생 그리고 소외계층 학생 등의 구분 없이 무조건 한 범주로 간주했으나 이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며 정확한 방법도 아니라는 것이 종합된 인식이다. 급식을 무료로 받는 상황은 동일하지만 현재 학교를 떠날 위험이 큰 위기학생인지, 단지 저소득으로 인한 문제로 어려움에 처한 것인지, 다문화, 한부모, 소수민족 등 사회 계층적으로 소외되어 도움이 필요한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는 생각인 것이다.

따라서 학생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임금뿐만 아니라 학력,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 인터넷 가능 여부, 지역사회의 문화와 지원 등 다양한 변인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학부모의 임금이 같아도 지역에 도서관과 박물관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는 학생의 발달이 달라질 수 있음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에게 좋은 교육적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큰 관심거리이다.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혁신학교로 교육과정을 개선한 학교 주변의 아파트 시세가 달라졌다거나, 자녀 교육 문제로 위장 전입을 하였다는 것에 대해 해명하는 정치인들을 보면 우리 사회에서 교육 환경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교육 환경을 부모의 능력이나 자녀의 성취도 등 개인적 변인으로만 돌리고 이에 대한 책임도 각 가정에서 져 왔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나 사회경제적 배경 변인의 경우는 더욱 개인적 책임이 크다고 인식한다.

미국에서 학생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부모의 임금 수준에 기초한 개인적 수준의 측정 방식에서 도서관, 미술과, 박물관 및 공원 등 사회적 교육 자원까지로 확대하여 평가하겠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좋은 교육 환경은 좋은 가정 환경에서 부터라는 데에는 우리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가정의 좋은 환경과 더불어 가정이 통제하거나 갖출 수 없는 지역사회의 교육적 인프라가 형성된다면 더없이 좋은 교육 환경이 조성될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학생의 사회경제적 변인을 잘 분석해 좋은 환경과 처방을 제시하는 한해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