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유형의 부모가 돼야할까?
어떤 유형의 부모가 돼야할까?
  • 박병찬 <안보 칼럼니스트>
  • 승인 2012.12.05 2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안보 칼럼니스트>

얼마 전 주말드라마 ‘무자식상팔자’를 봤다.

한참을 보다가 요즘도 저런 집이 있을까 생각했다. 가장이 세 아들의 거짓말 버릇을 고치겠다며 조인트 까고 몽둥이를 들고 한바탕 난리치는 모습을 보고 그랬다. 권위적 가장의 대표적 모습인 듯했다. ‘드라마’지만 말이다.

나는 어떤 부모일까 생각해 봤다. 가정을 이룬지 20여년이 넘었지만 자녀들에게 매를 들어본 기억은 없다. 하지만 자녀들이 느끼는 나에 대한 이미지는 드라마 무자식상팔자의 가장 못지않을 듯하다. 매사 내 주장이 강하기 때문이다.

결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닐 것이다. 하여 의소소통기법을 배우기 시작한지 수개월이 됐다. 그럼에도 언행은 여전한 듯하다.

문득 지난 달 창조적 대화기법을 공부하면서 들은 ‘아이의 감정에 대한 부모의 유형’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대학졸업을 앞둔 딸이 유럽여행을 다녀오겠다고 고집을 부린다고 가정할 때, 가 봐야 별로 볼 것도 없으니 제주도나 다녀와라(축소전환형). 쓸 때 없는 소리하지 말고 취업준비나 해(억압형). 그래 가든지 말든지 네 인생 네가 알아서 해(방임형). 유럽여행을 무척하고 싶다는 말이구나. 나도 가 봤는데 한번쯤은 꼭 가볼만한 곳이지. 그런데 취업준비에 올 인해야 할 지금 이 시기에 꼭 가야 하겠니.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곳이니, 취업 후에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오는 것이 어떨까(감정코치형) 등 4가지다.

유형별 특성은 축소전환형의 경우 딸의 감정을 축소시킨 후 다른 감정으로 전환을 강요하는 유형으로 감정을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받게 할 수 있다.

억압형은 감정을 표현하는 딸을 질책 하며 감정 표현을 못하도록 하는 유형으로 자신감을 잃게 해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게 할 수 있다.

방임형은 딸의 감정을 인정은 하지만 적절한 피드백을 주지 못하는 유형으로 자기 조절능력과 사회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

감정코치형은 딸의 감정을 들어주고 공감하며 표현을 허용 하되, 해(害)가 될 수 있는 행동은 제지(制止)시키면서 스스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형으로 학습능력과 사회성, 신체의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

어떤 유형이 최선이라고 명확하게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상황과 여건에 따라 최선이 다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방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딴판이 될 수 있다. 적시 적절한 선택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어쨌든 지금은 감정코치형 대화가 대세인 듯하다. 21세기는 감성의 시대고, 모범생보다 모험가가 더 필요한 시대라고 보기 때문이다. 틀에 충실한 모범생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감성이 풍부한 모험가가 더욱 인정받는 시대라는 얘기다.

요즘 학교나 직장이나 ‘왕따’가 큰 문제다. 왕따 시키는 사람이나 당하는 사람 모두가 문제다. 그런 자녀와 부모들에게 감정코치형 대화는 약방의 감초가 아닐까한다.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부적절한 단어 선택과 말하는 방식 때문에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고 주변과 어울리지도 못하는 왕따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부모로부터 ‘내가 말 한대로 하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아이는 친구들에게도 ‘내가 하자는 대로하라’고 한다고 한다. 통상 그렇다고 한다. 자녀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배우기 때문이다. 부모의 평소언행 등 일상생활 자체가 자녀들에게는 산교육이 될 수 있다. 부모의 잘못된 뒷모습은 자녀를 왕따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감정코치형 대화 생활화가 어떨까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