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 강한 '침묵의 힘' 영화에 담다
말보다 강한 '침묵의 힘' 영화에 담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2.10.15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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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멜 봉쇄 수도원 일상 담은 영화 '사랑의 침묵' 개봉
"기도할 시간을 내지 못하는 당신을 위해 저희가 하느님 앞에 머뭅니다."

침묵은 때론 수많은 말을 쏟아내는 것보다 더 큰 힘을 간직하고 있다. 말을 하지 않아도 말보다 강한 힘을 갖고 있는 침묵. 침묵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영화가 있다.

최근 개봉된 영화 '사랑의 침묵'(감독 마이클 와이트·다큐멘터리·영국·106 분)은, 병원갈 때를 제외하곤 외출을 하지 않고, 하루에 두번 휴식 시간을 제외하곤 침묵으로 보내는 가르멜 봉쇄 수도원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이 영화는 1878년 9월에 설립된 이후 한번도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는 런던 노팅힐 중심가에 있는 여자 봉쇄 수도원을 최초로 다룬 작품이다.

가르멜 봉쇄 수도원은, 영화계 대스타와 서점 주인이 로맨틱한 사랑을 나눴던 런던의 노팅힐 중심가에 위치해 있다.

눈과 귀를 유혹하는 도심에서 기도와 침묵 수행이 과연 가능할까 이 모든 궁금증을 해소해 줄 '사랑의 침묵'은, 시끄러운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아가는 수도자들의 일상을 포착하면서 삶과 죽음, 신에 대한 믿음과 의혹의 순간, 수도자들의 오해와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통찰력 있게 다루고 있다.

영화 속에서 성요셉의 마리아 수녀는 수도자들에 대한 오해에 대해 "저희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현실도피라는 생각이고, 수도원의 생활이 속 편하고 이기적이며 비인간적일 만큼 힘들 거라고 생각하는데 모두 그렇지 않다"며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생활이다"고 털어놓았다.

영화는, 가르멜 여자 봉쇄 수도원의 일상을 1년 동안 기록한 작품이다. 감독은 예수의 수난과 죽음, 부활을 기념하는 성삼일(부활절 전 3일인 목·금·토요일)이 수도원에서 가장 중요한 기념일임을 알게 되고 이를 정점으로 성무일도(수도자들이 교회의 이름으로 온 세상을 위해 바치는 시편기도. 가르멜회는 하루 일곱 차례 성당에 모여 이 기도를 바침), 묵상 기도 (가르멜 수녀들은 아침 1시간, 저녁 1시간 이 묵상기도를 바침), 수녀의 서원식, 노수녀의 죽음 등 1년 동안 일어나는 모든 일상을 필름에 담았다.

마이클 와이트 감독은 수도원 촬영을 위해 10년 동안 설득해 2009년 제작에 성공했다.

이 작품은, 영국 에든버러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을 시작으로 베를린브릿스포팅영화제 관객상, 캐나다 국제영화제 우수상, 국제종교영화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현재 충청권 영화관 중 이 영화를 상영하는 곳은 아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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