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의 알리바이 통할까
천재의 알리바이 통할까
  • 노컷뉴스 기자
  • 승인 2012.10.1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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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 18일 개봉
방은진 감독…日 소설 영화화

살인범 추적 미스터리 멜로

류승범·이요원·조진웅 열연

고등학교 수학교사로 평범하게 살고 있는 천재수학자 석고(류승범). 어느 날 평소 남몰래 지켜봤던 이웃집 여자 화선(이요원)이 전 남편을 우발적으로 죽이게 된 것을 알게 된다.

석고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그녀를 위해 완벽한 알리바이를 설계하고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그녀는 형사들의 추적을 받지만 놀랍게도 거짓말 탐지기까지 통과하며 용의선상에서 점점 멀어진다. 하지만 담당형사이자 석고의 고등학교 동창인 민범(조진웅)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화선이 범인이라고 확신하고 추적을 이어간다.

'화차'의 미야베 미유키와 함께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대표작가로 손꼽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용의자 X의 헌신'을 영화화했다. 동명의 일본영화가 2009년 국내 개봉하기도 했다.

일본판에서는 사회에 융화되지 못한 한 천재 수학자의 살인사건 퍼즐을 대학시절 동창인 물리학자이자 천재탐정이 밝혀가는 구조다. 두 남자의 팽팽한 두뇌게임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알게되고 남자의 진심에 다가서게 된다면 한국판은 이웃집 여자를 위해 완벽한 알리바이를 설계한 한 남자의 숨겨진 감정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 담당형사의 집요한 추적을 통해 그가 어떻게 완벽한 알리바이를 설계했는지를 하나 둘씩 드러내며 극적 호기심을 유지한다. 원작소설이나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재미는 덜하겠다. 하지만 류승범, 이요원, 조진웅 세 배우의 연기와 더욱 농밀해진 감정의 파고가 한국판 리메이크의 이유가 되어준다.

인물들의 감정의 드라마가 중요한만큼 영화 자체의 호흡은 때로는 답답할 정도로 느리다. 특히 류승범은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으며 말투도 어눌하다.

이철오 조명감독은 빛으로 감정을 더하고 최찬민 촬영감독은 배우들의 눈빛이나 손짓 등 미세한 움직임 등에서 정서를 포착해낸다. 공들여 만들어낸 영상미는 일본판과는 또 다른 특징이자 장점이다.

류승범 이요원 조진웅 세 배우의 연기도 흥미롭다. 특히 류승범은 용의자X를 통해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시킨다. 동네건달부터 마약판매상 그리고 부패한 검사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지만 늘 에너지를 강하게 발산해왔던 그다.

하지만 이번에는 외형부터 다르다. 어눌한 말투와 구부정한 자세의 류승범은 처음에는 조금 어색할 수 있다.

류승범 이면의 그늘과 고독을 설득력있게 포착해냈다. 햇빛같이 밝으면서도 아픔을 지닌 비련의 여인으로 이요원은 잘 어울린다. 원작에서 천재탐정과 여형사를 합쳐놓은 담당형사 역할의 조진웅은 요즘 대세인 배우답게 제 몫을 해낸다. 논리적 사고의 류승범과 달리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뜨거움을 지닌 캐릭터로 극에 긴장과 활력을 불어넣는다. 15세 관람가,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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