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와 소셜미디어
술자리와 소셜미디어
  • 김진오 <충청북도 미디어홍보팀>
  • 승인 2012.10.0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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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이야기
김진오 <충청북도 미디어홍보팀>

소문난 주당들 중 상당수는 '자신이 술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술자리를 즐기는 것'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이는 술만을 좇는 알코올 중독자가 결코 아니라는 자기방어적인 주장이겠지만, 사실 술을 좋아하고 잘 마시는 사람 중에서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마당발인 분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사회생활에 있어서 '적당량의 술은 필요하다'는 말이나 '술의 사회학'이라는 이론의 등장이 어색하지만은 않는 것도 이와 어느 정도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주로 인해 비롯되는 각종 질병과 높아지는 범죄발생률 등의 심각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술을 사회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은 어떠한 이유일까요?

저는 이것이 술 자체 즉, 알코올이 아니라 술자리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성격'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술과 사회학'이 아니라 '술자리와 사회학'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술자리는 함께 하는 사람 사이의 벽을 허물게 만들어 가까워지게 만드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나 어색한 관계였던 사이도 술을 함께 마시다보면 자연스럽게 속내를 드러내고 빠르게 교감하게 됩니다.

주당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상대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함께 술을 마시고 해장국으로 속을 푼 다음 벌거벗고 목욕을 같이 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곤 합니다.

술자리는 생각을 전달하고 공유하는 소셜미디어의 특성과 참 많이 닮아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오고가는 말들이 술자리에서 확산이 되는 경우가 많다보니, 소통의 효과가 가장 빠르게 확실히 나타나는 것이 술자리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뜬금없이 술 이야기를 꺼낸 것은 소통의 강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보기 위해서입니다.

술자리를 통해 처음 보는 사람들을 형님?동생 하는 사이로 만들고, 중요한 계약을 성사시킬 수도 있게 만드는 등의 효과처럼, 잘 활용하기만 한다면 '술자리'는 생각보다 훨씬 큰 힘을 발휘합니다. 오고가는 술잔 속에 상대에 대한 경계심을 풀고 교감하고 동화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욱 확실한 소통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소셜미디어'라는 매개도 알코올을 대신하는 다양한 장치를 이용해 소통의 세기를 높이려 많은 시도를 합니다. 트위터는 '멘션'과 '쪽지'기능으로 사용자간의 스킨십을 강화할 수 있고, 페이스북은 '쪽지'에 해당하는 '메시지'와 '좋아요', '태그'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셜미디어는 소통을 더욱 강화시키고, 이용자들이 제기하는 불만과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 같은 모바일 메신저는 무료통화나 카카오스토리 등 특화된 커뮤니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운영업체 'NHN' 또한 '밴드'라는 새로운 모바일 전용 SNS를 선보였습니다. '밴드'는 오프라인의 동호회처럼 회원끼리만 소통하는 커뮤니티로 메신저 뿐 아니라 이미지나 웹페이지 링크 등 기존 SNS가 제공하는 거의 모든 기능을 탑재해이용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가 아무리 진화한다 해도 얼굴을 마주보고 술잔을 부딪치는 등의 직접적인 스킨십을 동반한 술자리 소통의 효과를 따라잡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해, 감성에 의존하는 오프라인의 술자리 소통으로는 어려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소통 등의 온라인이기에 가능한 기능은 더욱 부각될 수 있을 것입니다.

소통의 방법과 채널이 다양해지고 진화하고 있는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필요에 따라 방법을 선택해 소통의 즐거움을 만끽할 준비만 하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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