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는 없다 희망, 동방예의지국을 향하여 (1)
범죄는 없다 희망, 동방예의지국을 향하여 (1)
  • 박상옥 <다정갤러리 대표·시인>
  • 승인 2012.09.25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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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박상옥 <다정갤러리 대표·시인>

예절은 동물과는 다른 사람의 완성이다. 대부분의 동물들이 싸울 때 털이나 뿔을 곧추세워서 몸집을 크게 보이려 하는 것이 무지한 힘의 과시에서 나온 본성이라면 사람의 본성은 지혜로움을 겸비한 기본예절의 실천에서 가정, 사회, 국가를 통하여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교육을 통해 사람으로서 행하고 지켜야 할 예의를 말씨나 행동으로 배려하고 삼가 해야 하지만, 지금 21세기는 자기표현의 시대이며 빠름의 시대이니 예절이 새삼 구태스럽고 지루하다거나 귀찮다는 시대다. 그리하여 차마 입에도 담기 힘든 범죄들 (강도. 강간. 살해. 협박. 공갈...)이 가정에서 사회이웃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한 시대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일상생활에 기본예절이 따랐으나 사회의 급격한 다원화 현상과 핵가족화 경향으로 예절이 실종되어 사회예절 이전의 가정(家庭)에서 조차 기본예절이 외면되거나 실종되고 있다. 사실 그랬다. 우리는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동족끼리의 전쟁을 겪었으니, 가난해서 배고파서 예의와 염치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우리말 중에 '먼 곳의 무당이 영하다'는 속담이 있으니, 못살던 입장에서 보면 남의 먼 나라의 모든 문화적인 것 (핵가족의 문제점이나 성공과 돈 앞에서 상실된 비인간적 생활) 들이 도덕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더 우아하게 생각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 잘 먹고 살아 배고프진 않지만, 상실된 인성을 되찾으려는 노력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인성은 예절교육으로부터 비롯되고 완성된다. 예절교육을 통하여 마음가짐부터 말씨와 행동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정해놓은 규범과 약속을 지킴으로서 사랑도 싹트고 이해와 배려도 싹트는 범죄 없는 건강한 사회가 되는 것일 테다.

지금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한글 깨치고, 영어 단어 하나 더 알게 하는 것이 대부분 어린부모의 신성한 의무가 된지 오래다. 인간이 사회로 나아가려면 갖춰야 하는 기본예절을 가르쳐 주는 것이 영어 단어 하나보다 중요하지만, 가정 뿐 아니라 사회와 정부조차도 그 영어단어 하나 아는 것이 성공 열쇠라도 되는 양, 더 많은 돈을 벌고 편하게 사는 보증수표라도 되는 양, 가르치고 있는 현실이다.

그리하여 아직 순백의 도화지 같은 어린학생들의 정신세계가 일찍부터 삭막함과 피폐함 속에 영악스러워져서 친구를 밟고 올라서야 한다는 것을 배우고 친구가 무한경쟁의 대상일 뿐이라는 것을 알아가는 교육이라니 미래가 겁난다.

내 자식만 잘 키우면 무슨 소용인가. 언젠가 우리가 떠나고 남은 그들의 세상을 걱정하는 어른으로서 예절이란 사람의 유산을 남겨줘야 세상이 지속되지 않겠는가. 이제라도 정책적으로 초등교육입학부터 예절(생활예절 사회예절 국민예절) 교육을 시키는 제도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예절이 갖춰진 마음은 '말'로서 상대에게 자신을 인식시킬 수 있다. 때문에 마음을 전하지 못하는 말은 말의 예절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니까 대선후보가 '인혁당'을 '민혁당'이라고 발음한 것은, 프롬프터에 '민혁당'으로 잘못 쓰여 있던 것을 그대로 읽은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잘못 쓰여 있어도 바르게 읽어야 할 정도로 인식 있는 후보자이길 바라는 유권자의 바람일 것이다. 그리고 후보들 모두가 복지를 말하는데, 복지(福祉)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 환경을 말하므로 누가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니다' '금수(禽獸)만도 못한 인간'이란 끔찍한 범죄의 빈번한 현실로부터 벗어나는 길을 내려는지. 동방예의지국을 다시 희망하면서 평화로운 마음과 환경의 복지로 가져다 줄 대선후보의 정책을 세심히 들여다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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