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형 간첩'의 리얼 첩보극
'생활형 간첩'의 리얼 첩보극
  • 충청타임즈
  • 승인 2012.09.19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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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간첩' 오늘 개봉
남파된 지 기본 10년 이상 지난 고정간첩들이 북의 지령을 기다리다 지친 나머지 각자 알아서 먹고 살 길을 찾아나섰다.

영화 '간첩'(감독 우민호)은 어둡고 비장한 기존의 간첩 이미지를 벗긴다.

주변의 평범한 이웃, 동료, 가족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생활형 간첩'을 보여준다.

간첩들의 리더로 머리회전이 빠르고 말솜씨가 탁월한 '김 과장'(김명민)은 불법 비아그라 판매상으로 위장해 가족들을 부양한다.

로케이션 책임자로서 지도 파악 능력이 뛰어난 '강 대리'(염정아)는 부동산 중개인이자 워킹맘이다.

신분세탁과 문서위조에 능한 '윤 고문'(변희봉)은 동사무소 말단 공무원으로 시작해 정년퇴직 후 독거노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첨단기기 해커로 혁명을 외치던 '우 대리'(정겨운)는 귀농해 소를 키우며 FTA 반대시위에 앞장서고 있다.

4명의 간첩 앞에 어느 날 피도 눈물도 없는 북 최고의 암살자 '최 부장'(유해진)이 등장하고, 이들은 10년 만에 암살지령을 수행하게 된다.

우 감독은 "'파괴된 사나이'를 끝내고 시나리오를 구상할 때 전셋값 때문에 고생을 했다. 문득 간첩도 이런 문제들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간첩들 얘기가 아니라 간첩들을 빗대서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전셋값이나 싱글맘, 독거노인, FTA 등의 소재로 위안을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대중들에게 두려움의 존재로만 인식되고 있는 간첩들이 남북관계가 원만해진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또 간첩들도 사람이고 아버지고 어머니고 노인이고 청년이며 우리와 똑같이 고민하고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마음이다.

'리얼 첩보극'으로 10차로를 통제하고 50대의 차량, 보조출연자 400여명이 동원된 액션, 폭발, 추격, 총격신이 긴장감을 유발한다.

그러면서도 '박 과장'으로 특별출연한 오달수(44)와 비아그라를 은밀하게 거래하는 장면이나 비속어 등 생활형 간첩들의 일상을 통해 소소한 웃음을 전한다. 코미디와 액션을 잘 버무렸다.

우 감독은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일반 서민이었으면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만 간첩이니 웃음이 나는 것 같다. 배우들에게 코미디를 따로 주문하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연기한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김 과장' 김명민(40)은 "코미디 장르라는 생각은 못했다. 잔잔한 미소가 지어지는 영화라는 생각은 했다. 어찌 하다보니 코미디라고 홍보가 되는 것 같지만 딱히 웃기려고 준비한 것은 없다. 김 과장이 이런 상황이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웃겼으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윤 고문' 변희봉(70)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 남북이 갈려있지만 많이 경계가 풀렸다는 메시지가 있어야 된다는 마음이었다. 그런 부분이 영화에 잘 묻어난 것 같아 마음이 후련하고 이런 영화에 동참했다는 생각에 기쁘다"고 흡족해했다.

우 감독은 "무거우면 한도 끝도 없는 소재를 가볍게 풀고 싶었다. 추석 때 부담 없이 편안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영화로 좀 봐줬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고 청했다.

'간첩'은 2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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